티베트 자치구의 거센 독립 시위에 중국 정부가 골치를 앓고 있다. 오는 8월 열릴 대망의 베이징 올림픽에 지장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유혈 무력 진압을 중단한 것은 이 때문이다.
자크 로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티베트 사태와 관련, 올림픽을 거부하는 것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거부설을 심심찮게 전하고 있다. 토마스 바흐 IOC 부위원장은 “일부 인사의 참가 거부 고려를 철회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골치 아픈 일은 또 있다.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이 또 다른 이유로 베이징 올림픽 불참을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티베트 관련의 정치 문제로 불참하겠다는 게 아니다. 베이징의 공기, 대기오염이 심해 출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쥐스틴 에냉(26·벨기에)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여자 테니스 단식 금메달리스트다. 지금은 세계 랭킹 1위다. 하일레 게브르 셀라시에(34·에티오피아)는 마라톤 2시간4분26초의 세계 신기록 보유자다. 이들이 베이징 올림픽 불참을 선언하고 나섰다. 둘 다 호흡기 계통이 안 좋은 상태여서 공기 나쁜 베이징에서 뛰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개인만이 아니다. 베이징 입성을 최대한 늦추는 나라들이 있다. 영국 호주팀은 대회 직전에 베이징에 들어가기로 했다. 나쁜 공기를 덜 마시자는 것이다. 심지어 호주 양궁 선수단은 한국에 베이스 캠프를 차리기로 했다. 미국 올림픽팀은 게임이 없을 땐 특수 마스크를 쓰기로 했다. 미국팀은 올림픽촌에서도 선수단의 식사와 식수를 본국에서 비행기로 수송할 계획이었으나 베이징 올림픽조직위원회의 반대로 그만 두었다. 한국 마라톤의 이봉주도 최대한 늦추어 출발할 예정이다.
인천의 공기가 더 나빠진다고 한다. 인천보건환경연구원 조사결과 시내 대기측정소 10곳이 모두 미국 기준치인 15㎍/㎥을 훨씬 넘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특히 중구 신흥동, 남구 숭의동은 기준치에 비해 3배에 육박한 것으로 보도됐다. 자동차 매연, 비산먼지 등 억제에 신경을 쓰는데도 상태가 심각한 것 같다.
인천은 오는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를 치르는 도시다. 경기장 신축 및 개보수·선수촌 건립·교통 및 도로 등 대비해야 할 일이 많지만, 대기환경 개선이 시급해 보인다. 그때가서 베이징처럼 공기가 나쁘니까 출전할 수 없다는 소릴 들어선 안 되기 때문이다./임양은 주필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