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군포 수리고등학교 학생 김연아 선수가 5위를 차지했다. 김연아는 20일(한국시간) 새벽 스웨덴 예테보리 스칸디나비움 빙상장에서 치러진 대회에서 오페라 박쥐 서곡에 맞춰 활기차게 연기를 시작했다.
김연아는 첫 번째 과제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깨끗하게 뛰면서 가산점까지 확보했지만, 두 번째 과제인 트리풀 러츠를 뛰다 그만 엉덩방아를 찧어 새벽잠을 자지 않고 지켜보던 국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실점이 안타까운 게 아니다. 착지 불안으로 넘어지던 순간의 김연아의 마음을 국민들은 더 걱정했다.
그러나 김연아는 의연하게 ‘강철 심장’ 다운 면모를 앞세워 안정적으로 연기를 이어나갔고, 스파이럴과 스핀, 스텝을 마친 뒤 더블 악셀(공중 2회전반)과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2분50초의 연기를 끝내 박수 갈채를 받았다.
사실 김연아의 이번 대회 참가는 ‘고관절 부상때문에 통증이 심해 무리’라는 지적이 많았다. 김연아도 연기를 마친 뒤 “(점프를 뛰고나서) 고관절에 통증이 왔다. 순간적으로 다음 연기에 대한 걱정이 생기면서 점프 타이밍을 놓쳤다”고 설명했다. “넘어진 이후로는 연기에 집중하느라 통증을 느꼈는지 조차 모르겠다”는 말도 했다.
김연아는 지난해 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선 3위를 했었다. “1등을 하고 싶은 마음은 어떤 선수라도 똑같이 갖고 있다. 지난해 3위를 했던 아쉬움이 있는 만큼 이번에는 잘해서 우승을 하고 싶다”고 싶다는 소망을 숨기지 않았었다.
그러나 “체력 상황이 100% 상태는 아니다. 통증은 여전히 느껴지지만 매일 정도에 차이가 있다”며 “아직 한 가지 점프가 확신이 서지 않아 힘들긴 하겠지만 집중해서 경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지만 “그동안 쇼트프로그램에서 실수를 많이 해왔다. 이번 역시 좋은 경험을 쌓았다고 본다”며 환한 웃음을 잃지 않았다.
김연아는 원래 ‘역전의 명수’다.
21일 치러지는 프리스케이팅 연기에서 한국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향한 대회에참가한다. 세계적인 빙상무대에서 펼쳐질 ‘김연아표 매직쇼’를 기대한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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