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초등생 납치미수 사건으로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았던 일산경찰서가 언론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표출하며 직원들에게 언론인과의 접촉을 금지시켜 빈축을 사고 있다.
일산경찰서는 지난 3월말 열 살짜리 여자 초등학생이 대낮에 아파트 승강기에서 괴한에게 폭행당한 뒤 납치될 뻔한 사건을 단순폭행사건으로 처리했다. 납치미수 수사는 손도 대지 않고 미적거리다 부모의 신고로 언론에 공개되자 늑장 대응해 대통령까지 나서 범인을 조속히 검거하라는 지시를 받는 등 강도 높은 질책을 받았다.
이 사건으로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았던 일산경찰서는 사건이 종결된 뒤부터 직원들의 언론인 접촉을 통제하기 시작했고, 검거든 발생이든 크고 작은 사건 일체를 과장을 통해서만 하라는 지시와 함께 작은 사건이라도 직원을 통해 보도될 경우 책임을 묻겠다는 지시를 내렸다.
상관의 지시에 따라 직원들은 “언론에 많이 거론되다 보니 직원이나 윗분들도 민감한 상태이며 울산이나 익산 등 ‘산’이라는 글자에 민감해 타 지역 경찰서인데도 우리서로 오인해 전화가 오거나 윗분들도 보고를 안 했다고 착각을 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며 몸을 사리고 있다.
이에 비해 고양경찰서는 지난 15일 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사건축소·묵살 근절을 위한 다짐대회를 개최해 대조를 이뤘다.
고양경찰서는 최근 경찰이 업무처리과정에서 사건이 축소되거나 묵살되었다는 사회적 비난에 따라 새로운 의지를 결집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경찰로 거듭나기 위해 다짐대회를 개최했다고 말한다. 경찰서장도 있는 그대로 보고하고 처리하는 사람이 불이익을 받지 않는 풍토를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상반된 견해를 갖고 있는 두 경찰서를 보면서 시민들은 언론과 시민의 질타를 받아도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heeya@kgib.co.kr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