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신발은 구두면 그만이다. 여자 신발은 여러가지다. 일상적으로 보아 이렇다. 옛날에도 이랬던 것 같다. 남자 신발은 단순했던 데 비해 여자 신발은 꽃신도 가지가지다. 신분에 따라 남녀의 신발이 달랐지만 같은 신분에도 여자쪽 신발이 더 다양했다. 생활미의 추구가 여성쪽에 더 강했던 풍습 탓이다.
그런데 중국 청나라에서는 여자에게 편족(扁足)을 시켰다. 성장기에 두 발을 천으로 감싸 매거나 작은 신발을 억지로 신켜 발육을 막는 것이다. 평생 뒤뚱거리는 걸음으로 걷는다. 여자가 도망을 못가게 하기 위해서라고도 하고, 섹스에 효험이 있어서라는 말이 있었으나 확인된 바는 없다. 편족은 1911년 청나라의 종말을 고한 신해혁명 후 폐지되고도 민간에선 한동안 지속됐다.
서구사회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여자 신발이 여러가지다. 하이힐이 한반도 상류사회에 전파된 것은 1910년대다. 널리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1920년대 들어서다. ‘뾰족구두’라고도 하여 신여성 장식의 대명사처럼 불렸다. 기원은 아이러니컬 하게도 화려한 후광에 비해 별로 좋지 않다. 근세기초 유행의 중심도시였던 파리는 지저분하기가 짝이 없었던 모양이다. 여성들이 길거리 오물을 밟지 않고 걷게하기 위해 고안해 나온 것이 뒷굽이 높은 하이힐의 발단이다.
샌들(sandale)은 좁은 가죽끈으로 짜서 만든 여자신발이다. 고대 그리스어 ‘Sandalon’이 어원이다. 얽어맨다는 뜻이다. 고대 그리스인들 신발은 발바닥 통가죽을 끈으로 발목에 동여매는 방식이었다. 남녀공용이었던 것이 점차 여성용 신발이 되어 오늘의 샌들로 발전했다.
현대생활에서 남자 신발은 계절 구별이 크게 없다. 나들이를 하려면 구두를 꼭 신어야 한다. 그러나 여자 신발은 계절따라 많다. 나들이 신발 또한 남자 구두보다 경쾌하다.
여름 날씨가 본격화해 간다. 남자들 옷차림은 여름옷을 입어도 대개는 구둔 그대로다. 반면에 여자들은 옷차림 뿐만이 아니라, 구두도 달라진다. 샌들은 여성의 여름철 대표구두다. 남자들 입장에서는 시원한 ‘구두차림’이 부럽기도 하다. 샌들에 산뜻하게 차려입은 여성들의 경쾌한 걸음걸이가 눈에 띄게 많아진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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