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의회 ‘반쪽의회’ 위기

구재원 <제2사회부/안산> kjwoon@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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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 및 부의장의 당적 변경문제로 파행을 겪고 있는 안산시의회가 결국 ‘반쪽의회’로 또 한번 시민들을 실망시킬 위기에 당면해 있다.

지난 3일 오후 안산시의회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들만 참여한 긴급 의장단회의에서 최근 파행을 겪으며 지난 임시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민생관련 현안들을 오는 9일 임시회를 열어 처리하기로 했다.

그러나 통합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지난달 26일부터 공직자들과 시민들이 이용하는 시청사 정문에서 신고도 하지 않은 채 ‘송세헌 의장은 사퇴하라’라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플래카드 등을 들고 1~5인 집회 및 시위를 벌이고 있다.

특히 지난 3일 오후부터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들이 임시회를 개회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시청 정문 앞 인도에 천막(시청사 내로 이전)을 치고 ‘천막농성’에 돌입, 의장·부의장 당적 변경문제로 야기된 시의원들 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현재 시의회는 집행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있을 뿐만아니라 민생과 직결된 조례(안) 등을 회기내에 처리하지 못한 채 반쪽 임시회로 이를 처리하려 하고 있다.

또한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시의원들이 관련기관에 집회신고도 하지 않은 채 청사 앞에서, 거리에서 플래카드 및 천막농성 등을 벌인다면 집행부를 어떻게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겠는가.

이와 함께 최근 안산시에서 개최된 ‘세계인의 날 축제’와 ‘숭어와 함께하는 보리밭 축제’에 당적을 옮긴 의장과 부의장이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시민들은 이를 후유증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민주당 소속 모 의원은 행사장에서 “의장이 축사를 할까봐 이를 막기 위해 왔다”고 말해 시의원들 마음속엔 과연 시민이 존재하고는 있는 것인지 의문이 일 뿐이다.

의장의 사퇴든 시의원들의 농성이든 시의회 안에서 벌어진 일을 시의회 밖에서 처리하려는 방식은 이제 시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시의원들의 책임 있는 행동만이 시민들로부터 신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kjwoon@kgib.co.kr

구재원 <제2사회부 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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