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게 싸리꽃이구나 - 문봉선

하얗게 흔들리며 무르익는

쌀티밥

몽글몽글 피어올라

고봉밥 떠오르게 하는

가슬걷이 가뭇없던 아버지

빗살처럼 여윈 가년스런 딸에게

쌀밥 한 점 멕이려고 매로 주신 회초리

언덕 보리밭가녁

싸리꽃 제 마른가지 꺾어

쭉쭉 키가 자라고 마음 자라더니

회초리 한 번씩 휘어질 때마다

아름달착진 고봉밥

펑펑 쏟아지는 아, 쌀눈꽃

<시인 약력> 대구 출생 / ‘자유문학’으로 등단 / 한국문인협회·한국현대시인협회·과천문인협회 회원 / 제13회 율목문학상 수상 / 시집 ‘독약을 먹고 살 수 있다면’ ‘진심으로 진심을 노래하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