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꽃 향, 여물 때까지 - 송유나

짙은 숲 갓길 걷다 발걸음 멈춘 자리

뉘 부르는 야릇한 향, 코끝 상큼 간질이고

갈랫길 들어설 때는 하얀 외침 가득 해

가끔씩 들려오는 양진이 새 울음소리

온 몸을 조여 오는 아픔 한 겹 벗겨내면

지난 해 아물지 못한 틈새자국 쓰려 와

때로는 쭉정이로 비켜 앉은 구석자리

알알이 여물 때마다 내 설 곳 비좁지만

가끔씩 퉁명스럽게 툭, 내 뱉는 저 말투

화성 출생 / ‘문학저널’로 등단 / 중앙일보 전국시조백일장 장원 / 열린시조학회·비전 삶과 문학회·경기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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