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거스 히딩크 러시아 축구 대표팀 감독이 부딪치고 함께 넘어지곤 한 시각장애 어린이들은 그렇게 히딩크와 축구를 즐겼다. 어린이들도 히딩크도 온통 땀 범벅이 됐다.

지난 9일 경북 포항 한동대학교에서 열린 제2호 히딩크 드림필드 준공식에서다. 이날 준공식엔 대구 광명학교 어린이들이 참여했다. 그리고 제1호 히딩크 드림필드가 들어선 충북 충주 성심맹아원 어린이들도 대거 참석했다.

히딩크재단이 벌이는 시각장애인 전용축구장 드림필드는 44m×23m 규격의 인조잔디 구장으로 각팀 5명 이상이 음향장치가 된 축구공에서 나는 소리를 듣고 게임을 펼친다. 지난 2003년 소외된 어린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기 위해 재단을 설립, 드림필드 구장사업을 시작했다.

“히딩크 아저씨는 사랑의 천사입니다….” 대구 광명학교, 충주 성심맹아원 어린이들이 ‘히딩크아저씨에게 드린다’며 쓴 글에서 그를 한결같이 “사랑의 천사”라고 불렀다. 히딩크는 “드림필드 건립사업에 있어서 나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더 많은 드림필드를 세우겠다”면서 주변의 어린이들을 보듬어 안았다.

지난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에서는 한국 대표팀 감독으로 한국 축구를 4강에 올리는 기적을 창출했다. 2006년 월드컵축구대회에서는 호주 대표팀을 맡아 호주 축구사상 최초의 16강 진출을 성공시켰다. 러시아 대표팀 감독이 되어서는 얼마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4강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그를 가리켜 ‘마법사’라고 한다. 히딩크 마법사의 주술은 곧 사랑이다. 인간애다. 선수들을 사랑으로 질책하고 선수들을 사랑으로 격려하는 지도자다. 그래서 그를 보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매력이 되는 것이다.

지난 10일에는 파주 대표팀 트레이닝 센터를 찾아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베이징 올림픽대표팀을 격려했다. “두려움을 갖지 말라, 상대도 한국팀을 의식할 것이다. 자신있게 플레이 하라”면서 메달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제반 분야에서 히딩크 처럼 진실된 감동을 줄줄아는 지도자가 그 어느때보다 절실하다. 오는 2009년엔 수원에 제3호 히딩크 드림필드가 건립된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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