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무료검진’ 실망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영유아 건강지원 등을 위해 벌이고 있는 ‘영유아 무료 건강검진 제도’가 지나치게 형식적으로 운영되면서 시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특히 이같은 무료검진을 위해 건보는 검진기관에 한번 검진할때마다 1만5천원∼3만2천원의 예산을 지급, 혈세로 의료기관만 배불리고 있다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

15일 건보경인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만 6세 미만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부모의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누구나 5차례(생후 4개월, 9개월, 18개월, 30개월)에 걸쳐 비용 부담 없이 건강검진을 받게 하는 영유아 무료 건강검진 제도를 지난해 11월 도입, 도내 780여개 병·의원에서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영유아 건강검진 프로그램이 일반 건강검진처럼 혈액검사, X-ray 검사 등이 전혀 없이 문진 및 진찰, 신체계측 등으로만 이뤄지면서 주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날 수원 A종합병원에서 만난 김모씨(39·여)는 “건강검진이 종이 문진, 청진기 진찰만 달랑 하고 끝났다”면서 “어렵게 짬내서 차비 버려가면서 왔는데 정말 화가 난다. 너무 허접하다”고 불평을 토로했다.

이와 함께 B소아과 의원에서 최근 영유아 검진을 받았다는 한모씨(32·여·화성시)는 “수박 겉핥기식 영유아 검진이나 집에서 내가 아이를 보면서 이렇구나 하는 것과 뭐가 다르냐”며 “내가 낸 건강보험료로 이렇게 어설픈 제도를 시행,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건보 관계자는 “채혈 위주의 성인 건강검진과 발달 상황 체크가 중심인 영유아 검진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며 “현재 방식은 대규모 검진체계에서는 최선의 방식으로 심혈을 기울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수철기자 scp@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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