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가는 길 - 윤 석 란

점점 크게

점점 작게

점점 높게

점점 낮게

안단테

안단티노

알레그로

알레그리시모

이렇게 숱한 골짜기를 빠져나와

산전수전을 허기지게 지났다

금지된 길도

사루비아 항홀한 꽃길도

돌고 지나서였다

사박사박 모래밭을 걷는다

파도가 가슴을 열고 달려온다

파란 눈의 바다에

스폰지처럼 몸을 뉘인다

지독히 따라다니던 발가벗은 여정이

스스로 풀어진다

살그런 바다내음 안고

잔잔한 해풍이 들어온다

갓 시집온 새색시처럼

얼굴 붉히며…

바다는 바다다

<시인 약력> 대전 출생 / ‘문학시대’로 등단 / 창시문학 꽃씨동인회장 역임 / 문파문학회 이사 / 시집 ‘온갖 전설이 쏟아져 내려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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