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대립각을 세우며 양분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시흥 지역사회도 편가르기식으로 분열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흘러 나오고 있다.
시화MTV(멀티테크노밸리) 개발을 놓고 시흥환경연합과 시화MTV시민대책위가 날선 공방을 벌이는 모습이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시흥환경연합측은 “시화MTV의 개발 면적 축소 등 많은 것을 이끌어 냈다. 사실관계에 입각한 비판은 수용할 수 있지만 일방적인 왜곡과 모욕적인 언행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시화MTV시민대책위는 “쓰레기매립장 등 시화호 개발사업을 주민들과의 논의도 없이 졸속으로 했다. 시화지속가능발전협의회 활동을 포기하고 물러나라”고 주장하고 있다.
두 단체의 갈등은 결국 고소로까지 이어지고 말았다.
또 이연수 시흥시장 주민소환운동본부와 현역 국회의원 규탄 서명작업을 벌이는 시민단체들도 뚜렷하게 구별되고 있다.
이 시장은 한나라당 후보로 당선됐고, 4월 총선에서 시흥 갑·을 선거구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한 의원은 모두 현재 야당 소속이다. 이처럼 시흥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시화호 개발과 서명운동을 놓고 각각 다른 견해와 행태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시민사회단체들이 시화호 개발 방식과 환경운동 노선을 놓고 헤게모니 싸움을 벌이면서 맞서는 것일까. 이것이 전부는 아닌 것 같다. 그러면 시민사회단체들이 어떤 의도와 목적을 숨긴 세력 또는 정치적,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며 충돌하고 있는 것일까.
진정으로 아니길 바란다. 시민사회단체의 순수성과 자존심을 건드리는 무례를 저지르기 싫기 때문이다. 글로벌화된 사회에서 시민·사회단체의 기능과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맹목적 대립과 마찰이 아닌 건전한 비판과 대안, 사회적 담론을 이끌어 내는 시민사회단체의 모습을 보고 싶다./dhlee@kgib.co.kr
이동희 <시흥 주재 차장>시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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