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짊어지고 온 배낭보다
더 무거운 마음의 짐
어디 내려놓았느냐”
노스님 말씀이
햇살처럼
고요 속에 스며온다
보이지 않은 무게에 걸어온
켜켜이 짓눌린 가슴
뜨락에 내려놓으니
실체도 없던 망상이
둥둥 떠간다
숲 속도 선정에 들었는지
적막이다
수문장처럼 있던 다람쥐 한 마리
인기척에 놀라 쪼르르
두 귀 쫑긋 세우며 바라본다
무언으로 마주친 눈빛
이끌려 본 곳에
꽃망울 터질 듯 부풀린 옥잠화도
선정에 든 산사
하얀 오후
경남 진양 출생 / ‘문학산책’으로 등단 / 시집 ‘따라오는 먼 그림자’ ‘저 낮은 곳의 뿌리들’ ‘마음에 틈이 있다’, 에세이집 ‘달팽이집 같은 業을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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