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에서 - 홍승표

촉촉이 젖어드는 淸淨한 흐름이 있다

바람이 먼 곳을 떠났다 되돌아와 소리 없이

떠다니고 있지만 내 幼年의 江은 지금도 살아 있어

세월의 뜰을 나서면 잃은 것도 찾을 것도 없이

가슴에서 가슴으로 흐르는 뜨거운 핏줄,

설사 이대로 그대가 떠난다 해도

강물 위의 달빛 언제나 그 자리 빛나듯

나는 거기 그 울음만 지키고 있으리

淸淨한 물결 그대로

바다로 흘려 보내리

<시인 약력> 경기 광주 출생 / 경인일보 신춘문예 · ‘시조문학’으로 등단 / 한국시조상 수상 / 시집 ‘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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