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를 대표하는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뇌가 부검 과정에서 조금씩 없어졌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그의 안구들이 안과의사인 헨리 에이브럼스 박사에 의해 수십년간 보관돼 왔음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올해 96세로 미국 뉴저지주에 살고 있는 에이브럼스 박사가 “세상의 아름다움과 미스터리를 들여다보는” 느낌을 준다는 이 안구들을 지역 은행의 개인 금고에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1세의 ‘은밀한 부분’은 1821년 그에 대한 부검이 실시된 프랑스 코르시카에서 비그날리 신부라는 이름의 성직자가 다른 나폴레옹의 유품들과 함께 빼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약 4㎝ 길이의 이 ‘유물’은 1977년 미국의 비뇨기과 의사 존 킹슬리 래티머 씨에게 팔렸는데, 래티머 씨가 지난해 사망한 뒤 그의 후손들이 이 ‘유물’을 판매하겠다는 의사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토벤의 신체 일부분 역시 부검과정에서 분실됐는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대학이 머리뼈 조각들을 구입해 보관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갈릴레오의 손가락은 그의 무덤이 발굴되는 과정에서 분실됐는데 현재 이탈리아 피렌체의 과학사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의료진이 떼어낸 에이브러햄 링컨의 머리뼈 조각은 암살범이 사용한 총탄과 함께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 있는 국립 보건의학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미국의 24대 대통령 그로버 클리블랜드가 1893년 수술을 받으면서 떨어져나온 생체 조직 종양은 필라델피아주 소재 머터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낭만주의 시인 퍼시 셸리의 심장은 퍼시 셸리의 아내이자 소설 ‘프랑켄슈타인’의 저자 메리 셸리에 의해 몇년동안 보관되다가 결국 퍼시 셸리의 아들과 함께 무덤 속으로 돌아갔다. ‘발명왕’ 에디슨의 마지막 날숨은 1931년 에디슨이 사망할 때 ‘마지막으로 내쉰 숨에 영혼이 들어 있다’고 믿은 친구 헨리 포드의 요청에 따라 에디슨의 아들 찰스가 유리관에 이 ‘공기’를 채집하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코르크 마개로 봉해진 이 유리관은 미국 미시간주에 있는 헨리 포드 박물관에 소장됐다. 셸리의 심장, 오늘날은 에디슨의 날숨이 잘대 필요한 시대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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