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동창 - 원인숙

머리채 묶어 올린 흰 목덜미

무성한 여름 녹색 벼포기 사이를 소소히 흔들어대며

은백양나무 잎사귀들이 은근히 수런대며

버덩마을에 빛나던 네 연애소문

삼십 년이 지났다

딸 넷에 아들 하나 낳아

치매 시모님 세수시켜 드린다는

외며느리의 네 눈가 주름살

나는 아직도

네 연애소문이 향기롭다

<시인 약력> 강원 횡성 출생 / ‘문학시대’로 등단 / 시집 ‘햇살이 만든 거리’ / 경기시인협회 회원 / 용인 대지중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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