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의회가 일부 의원들의 잇단 음주 추태로 망신살이 뻗치고 있다.
A의원은 나흘전 새벽시간에 술에 취해 영업용택시 기사와 요금시비 끝에 행패를 부리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심한 욕설을 퍼붓다 재물손괴와 모욕죄로 입건됐다. 이보다 앞서 B의원은 만취 상태에서 노상에서 잠을 자다 지갑을 도난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B의원은 이런 사실을 극구 부인하고 있다지만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수범을 보여야 할 시의원들의 일탈은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주민들의 민의를 대변하는 시의원들은 올곧은 마음가짐으로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자세가 돼 있어야 한다. 그래서 시의원은 ‘작은 선량(選良)’이라고 하지 않는가.
금배지에 목을 치켜세우며 거들먹거리는 시의원이 있다면 ‘선량’이란 말이 가당치 않다. 택시기사가 부당요금을 요구했다면 정당하게 따지면 되고,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의 음주는 조금만 절제하면 그만이다. 자신을 돌아보는 여유가 없어서 불거진 사단이라기엔 그 파장이 만만치 않다.
수년 전엔 시민축제 뒤풀이에서 시장을 가리키며 폭언을 퍼부은 시의원도 있었고, 주차단속 중이던 공익요원을 폭행한 시의원의 행태도 구설을 탔었다. 일부 시의원들의 도를 넘어선 언행으로 시의회 위상에 큰 생채기를 남기면서 자질시비론에 불을 지피고 있는 것이다.
안양시의회는 9년 전 전국 최초로 ‘윤리실천규범’을 제정한 데 이어 2006년엔 ‘윤리강령 및 실천규범에 관한 조례’를 내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스스로 시민의 대표임을 자처하며 인격과 식견을 함양하고 예절을 지키며 품위를 유지할 것을 다짐했던 모습은 이미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안양시의회가 뒤늦게 윤리위원회를 열어 이번 사건을 들여다본다지만 ‘사후약방문’이란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시의원들의 금도(襟度)가 아쉬운 시점이다.
/jtlee@kgib.co.kr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