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시와 시의회, 줄탁동시를 생각하라

임진흥 <의왕 주재 부장> jhlim@ekgib.com
기자페이지

최근 의왕시의회 제160회 임시회에서 의왕시가 상정한 ‘행정기구설치조례 일부개정조례(안)’와 ‘지방공무원 정원조례 일부개정조례(안)’가 부결 처리된 뒤 시가 일부 사무관 인사발령을 낸 것을 놓고 시와 시의회가 긴장과 대결국면으로 냉각되고 있다.

시는 최근 시의회에 농업기술센터를 지역경제과로 흡수통합하는 것을 비롯 토지정보과를 민원봉사과와 통합하고 도시계획과·도시정비과·건축과 등 3개 과를 2개 과로 축소하며 6급 담당 자리도 상당부분 없어지는등 정원을 35명 줄이는 내용의 조례(안)을 상정했으나 시의회는 의원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시의 실정에 맞지 않다며 부결시켰다.

시는 그러나 지난 7월 3일자로 명예퇴직해 너무 오래 비워두었다며 공석인 환경위생과장에 농업직렬인 농업기술센터 K소장을 16일자로 과장 직무대리로 인사발령했다. 행정직과 보건·환경직렬인 자리라서 직렬이 맞지 않아 직무대리란 이름이 붙었다. 조례(안)가 부결된 지 1주일도 안된 시점이고 무리수를 둔 인사라며 시의원들은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의원은 “시가 사전설명회 때 나온 시의회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지난해 6천만원을 들여 조직진단 용역 후 조직개편을 해놓고 또 조직개편이냐. 재개발·재건축이 끝나면 주민수가 늘어나게 돼 공무원수가 늘어나야 할텐데 그때는 또 어떻게 할 것이냐”며 “조례(안)가 부결된 지 1주일도 안돼 직렬에도 맞지않는 인사를 강행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재정이 빈약한데 특별교부세가 삭감되면 큰일이다. 중앙정부의 통제를 받고 있는 것을 시의원들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안사항이 많은 환경위생과장 자리를 너무 오래 비워두면 안돼 인사를 하게 됐다”고 인사배경을 밝혔다.

최근 어느 경제연구소가 최고경영자들을 상대로 ‘불황을 극복하는 가장 적당한 사자성어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오려면 새끼와 어미닭이 안팎에서 알을 쪼아야 한다’는 ‘줄탁동시’( 啄同時)라는 답변이 1위를 차지했다. 시와 시의회의 자존심 싸움으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14만 시민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