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민 파문이 확산되면서 중국산 식품에 대한 불신이 노이로제 수준으로 번졌다. 그런데 알고보면 온통 중국산 농수산물 투성이다.
시장에 의하면 산채나물도 거의 절반은 중국산이다. 중국산 콩도 가루로 수입되어 시판되는 햄이나 만두에 들어간다. 쌀도 쌀로는 수입이 안 되므로 가루로 들어와 시중의 떡볶이 등으로 둔갑되고 있다. 민물고기도 미꾸라지를 비롯해서 안 들어오는 것이 없다.
들어오는 것은 좋은데 오염이 의심되어 탈이다. 중국산 한약재에서 다량의 중금속이 검출된 것은 얼마전의 일이다. 멜라민도 처음에 분유에만 함유된 것으로 알았지만, 멜라민 분유가 들어간 유가공 제품이 많다보니 문제가 더 커졌다. 지금 식약청이 정밀 조사를 하고 있는 대상 품목이 자그마치 428개 품목이다. 검사에 열흘 이상 걸린다니 소비자들은 무슨 제품이 유해한지 모르는 가운데 소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눈깔사탕과 엿은 과자류가 대중화되지 못했던 시절의 드문 군것질 거리다. 엿은 가락엿보다 목판엿이 더 제격이었다. 목판에 깔린 채 굳은 엿판에 끌을 대고 큰 엿가위로 툭툭 쳐서 떼어 파는 덩어리엿은 그 당시 아이들에겐 선망의 먹거리였다. 눈깔사탕은 제조기술이 발달되지 못해 새까만 것이 지금 생각하면 볼품도 없었으나 엿보다는 고급으로 쳤다. 눈깔사탕이나 엿은 지금의 과자 상품과는 비할 바 없이 조악하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있다. 무공해 식품이라는 점이다. 하긴, 그 무렵은 모든 식품 거의가 오염이란 것을 모른 무공해 식품이었다.
문명이 발달해 살긴 좋아졌다. 그러나 문명의 발달은 오염을 유발해 인간을 위협한다. 환경오염도 무서운 판에 인공오염까지 설쳐댄다. 멜라민 파문 같은 건 인공오염이다. 반사회적인 인간의 농간 중에도 특히유해식품을 만들어내는 농간은 죄질이 극악하다.
우리의 식탁을 알게 모르게 1차 식품의 중국산 농수산물이 점령한 실정에서 나도는 멜라민 파문은 1차 식품에 이은 2차 식품의 위해다. 무엇을 먹을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든다. 지나친 과민도 안 좋지만, 지나친 태무심도 안 좋기 때문이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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