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예방접종비 1년에 100만원

“예방접종비가 너무 비싸 아기 키우기 힘드네요.”

생후 6개월된 아들을 둔 박모씨(29·여)는 매달 수십여만원씩 들어가는 아기 예방접종비로 가계부를 쓸 때마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아들이 태어나고 2개월과 4개월 째에 이어 이번달에도 뇌수막염과 폐구균, 로타바이러스 장염 주사 등 아기에게 3개의 주사를 맞히면서 24만원을 지출했기 때문이다.

박씨는 “매달 아기 예방접종비로 10만원 이상이 지출돼 가계에 여간 부담 되는게 아니다”며 “선택 접종이긴 하나 다른 아이들도 다 맞고 있는데다 맞추지 않자니 찝찝해서 어쩔수 없이 병원을 찾게됐다”고 말했다.

4일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팀과 도내 보건소 등에 따르면 국가에서 지정한 필수 예방접종은 BCG와 B형간염, 소아마비 등 모두 11가지 질병에 대한 백신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접종비용은 전액 국가에서 지원하고 있다.

반면 A형 간염과 폐구균 등의 백신은 의료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선택접종으로 생후 두달부터 2개월 단위로 접종하는 폐구균과 로타바이러스는 각각 10만원, 뇌수막염과 A형 간염백신은 각각 4만원에 달하고 있다.

이에 부모들은 수십여만원에 달하는 선택 예방접종비로 가계 지출에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아이의 건강을 위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접종비를 부담하고 있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김모씨(32)는 “몇일 전 돌이 지난 딸아이에게만 1년간의 주사비로 100만원 가까운 병원비가 들었다”며 “국가에서 지원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대한소아과개원의협의회 신영규 회장은 “A형간염 등 최근 발병률이 높은 질병에 대해선 단계적으로 필수 예방접종으로 지정해 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팀 관계자는 “선택 접종은 의사와 상담 후 필요할 경우 접종하면 되는 것”이라며 “지속적으로 검토해 꼭 필요한 접종은 필수 접종으로 지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권혁준기자 khj@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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