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잡이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왼손잡이다. 오바마와 겨뤘던 매케인도 왼손잡이다.

그런데 근래의 미국 대통령 중에는 왼손잡이가 많다. 제럴드 포드, 로널드 레이건, 조지 HW 부시(부시 대통령 아버지), 빌 클린턴 등이 모두 왼손잡이 대통령이다. 현 부시 대통령만 아버지 대통령의 왼손잡이를 닮지 않았다.

흥미로운 것은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무소속이던 로스 페로 역시 왼손잡이로 클린턴, 아버지 부시 등 후보들 모두가 왼손잡이었다는 사실이다. 2000년 대선에서 아들 부시에게 패배한 고어도 왼손잡이다. 그러니까 고어가 당선됐다면 미국 대통령 5명이 줄이어 왼손잡이일 뻔 했던 것이다.

왼손잡이 미국 대통령은 이전에도 있었다. 존 가필드, 하버트 후버, 해리 트루먼 등도 왼손잡이로 확인됐다. 미국 대통령 중엔 이밖에 미확인된 왼손잡이가 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왼손잡이는 정상은 아니다. 습관의 기형이다. 전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자녀가 왼손잡이일 것 같으면 부모가 걱정을 해 고치도록 힘썼다. 이런 생각은 서구사회도 마찬가지였다. 일하는 게 서툴어 보이는 편견을 갖기도 했다. 심지어는 저주받은 악이라는 관념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왼손잡이는 다만 습관의 차이일 뿐이다. 왼손잡이라고 해서 이상하게 보는 관념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젠 없다. 왼손잡이는 약 10%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상한 것은 10% 정도에 불과한 왼손잡이가 미국 대통령에 많다는 점이다. 당선된 대통령만이 아니고 대통령 후보로 나섰던 사람들도 왼손잡이가 많다. 대통령이 됐거나 나섰을 정도의 사람 같으면 보통은 넘는다고 보는 것이 상식이다.

심리학에는 바른손잡이 보다 왼손잡이의 성취도가 높다는 학설이 있다. 어려서부터 왼손잡이가 겪는 어려움을 극복해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뇌기능의 특수성이 더 영향이 많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왼손잡이에 대한 학구적인 본격 연구가 있을법 하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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