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이국땅에 와 힘겨운 노동을 하며 타향살이를 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한국사회 적응은 물론 재교육을 위해 무료 컴퓨터 교육을 벌이는 이들이 있다.
안산시 청년갈렙교육선교팀이 그 주인공. 지난 2002년부터 8년간 한결같이 외국인노동자들의 컴퓨터 교육에 매진, 400여명의 외국인들이 컴맹을 탈출했다.
지난 7일 안산시 단원구 고잔2동 안산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AFC) 3층 컴퓨터 교육실. 여느 교육실과는 달리 각양각색의 피부를 가진 교육생 20여명이 수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갈렙교육선교팀 13명의 남여 강사들은 방글라데시, 필리핀, 몽골, 조선족, 중국인 등 교육생들이 국적이 각기 다른 탓에 교육생 하나하나를 일일히 대면하며 1대 1 맞춤식 교육을 벌이고 있었다.
강의는 한국어와 영어로 진행됐으며 다시 한국어에 능통한 교육생들이 다른 교육생들에게 모국어로 설명, 교실에서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 등이 혼합되면서 다소 소란스럽기까지 했다.
교육생들은 갈렙교육선교팀이 직접 외국인근로자 수준에 맞게 제작한 교재를 넘겨가며 수업에 열중했으며 수년째 교육을 받고 있는 일부 교육생들은 홈페이지 제작, 엑셀, 워드 등을 능숙하게 해내며 자격증 준비에 열중하고 있었다.
교실 한켠에선 부모를 따라 수업에 참석한 5명의 아이들이 앗싸!, 오우케이, 쉣! 등의 한국어와 영어로 된 형용사를 섞어대며 컴퓨터 게임에 푹 빠져 있었다.
7년째 수업에 참석하고 있는 잭키씨(33·방글라데시)는 “이곳에 와서 처음 컴퓨터를 봤다. 이젠 좀더 좋은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타국살이 초창기 한국사회 적응이 힘들 때 우리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었던 나는 행운아다”고 말했다.
이처럼 외국인근로자의 한국생활을 돕기 위해 지난 2002년 3월 외국인 노동자센터 컴퓨터 교실을 개강한 청년갈렙교육선교팀은 현재 17기생을 교육하고 있으며 현재 400여명이 수강, 220여명을 수료시켰다.
더욱이 이들은 단순 컴퓨터 교육에서 벗어나 체육대회 및 야유회, 등산 등을 통해 교육생들의 친목을 돕고 있다.
이명신 회장은 “우리 모두 피부와 언어는 다르지만 컴퓨터라는 매개체를 통해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박수철기자 scp@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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