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 옥
오늘, 긴 머리채를 잘라 버렸습니다
낯선 것들로부터 나를 돌아눕히듯
그런 마음으로 잘라 버렸습니다
애오라지 묶어두었던 생각을 버렸습니다
가령 가난한 마을
눈매 고운 아이들과 겨울을 잘 견뎌 낸
紫蘭에 맺힌 고운 이슬방울들
나 오늘, 돌아눕듯
갈무려 두었던 세상으로부터
내 긴 머리카락을 버혀 버렸습니다
시인 약력> 전남 해남 출생 / ‘자유문학’ 편집장·발행인, ‘월간문학’ 편집국장 역임 / 시집 ‘제자리 되찾기’ ‘너에게 사로 잡히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