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속 ‘버려지는 아동’ 는다

도내 복지시설 28곳 올해 100여명 입소 초만원

장기화되는 경제불황으로 아이를 키울 능력을 잃은 부모들이 속출하면서 복지시설에 맡겨지는 아동들이 급증하고 있다.

16일 보건복지가족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경기도내 28개 아동복지시설에 입소한 아동은 지난해 330여명에서 올해 434명으로 100여명이 증가했다.

이처럼 아동복지시설에 맡겨지는 아동들이 늘자 보건복지가족부는 올해부터 도내 92개소의 공동생활가정 및 20개소의 개인아동양육시설에 입소하는 아동들까지 복지시설 입소 아동수도 집계한 결과 공동생활가정에는 200명이, 개인아동양육시설에는 33명의 아동이 입소해 전체적으로 시설에 입소한 아동은 지난해에 2배가 넘는 667명에 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까지 세달에 1~2건에 불과했던 부모들의 시설 입소 문의가 최근에는 각 시설마다 적게는 한달에 1~2건에서 많게는 10건에 이르고 있다.

수원에 위치한 D양육시설(현재 78명 수용)은 ‘아이를 키울 형편이 안된다’며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한 뒤 아이를 맡기겠다는 부모들의 전화가 최근 한달에 1건에서 10건으로 급증했으며, 안양시의 Y양육시설(113명 수용)도 상반기에 1~2건에 불과했던 입소문의가 최근에는 한달에 1~2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로 인해 이들 시설은 정원이 꽉 차 일시보호소나 시청쪽으로 연계하고 있는 실정이다.

Y시설 관계자는 “경제적인 어려움 등으로 시설에 맡겨지는 아동들이 늘고 있다”며 “시설에 맡겨지는 것도 문제지만 맡긴 후 다시 아이를 데려가는 사례조차 1~2명으로 극소수라는 것이 더욱 큰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 올초 ‘잠자리만 마련되면 다시 데려가겠다’며 경기남부아동일시보호소에 입소시켰던 A군(3)의 부모는 사업실패에 따른 부채가 급증하고 친모는 아예 주민등록까지 말소되면서 현재까지도 A군을 데려가지 못하고 있다.

수원시 사회복지 관계자는 “경제불황이라 해도 부모들이 어린자녀 양육을 포기하는 것은 아이의 성장과정에 치명적일 수 밖에 없고, 맡긴 후 다시 데려갈 의지조차 되찾지 못하는 것은 더욱 안타까운 것”이라며 “최근에는 일단 시설입소를 문의한 뒤 보육료지원, 가정위탁 등 다양한 지원제도를 알고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윤혜성기자 yhs@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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