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서호저수지, 청둥오리 등 10%로 줄어 환경파괴 논란
수원시가 최근 서호저수지의 수질개선 및 생태복원을 꾀한다는 이유로 실시한 ‘서호저수지 생태호안 복원사업’ 이후 서호저수지 겨울철새 유입이 현격하게 감소,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수원시와 수원환경운동센터 등에 따르면 수원시는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 서호저수지의 둘레를 감싸고 있던 콘크리트를 제거, 토양을 깔아 수생식물을 식재하는 등의 ‘서호저수지 생태호안 복원사업’을 벌였다.
그러나 이 같은 복원사업 이후 해마다 1천여마리 이상씩 서호저수지를 찾던 겨울철새들이 50∼100여마리로 크게 줄면서 환경파괴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수원지역 환경단체들은 수원시가 복원사업을 벌이면서 환경 및 생태전문가들의 자문도 없이 서호저수지의 물을 절반 이상 빼면서 해양생태계가 파괴돼 먹이가 줄어든데다 저수지 밖과 안을 자연스럽게 격리시켜 주던 개나리 나무(차페막)를 베어버리면서 철새유입이 감소했다는 주장이다.
실제 이날 서호저수지에는 청둥오리 50∼80여마리와 기러기 3마리 등 80여마리의 겨울철새들만이 자리해 과거 1천여마리 이상씩 날아와 저수지 전체를 뒤덮었던 모습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
지난 10년간 서호저수지에 나왔다는 정모씨(55·권선구 탑동)는 “지난해 이맘때에는 철새들이 새까맣게 무리를 지어 저수지 하늘을 가릴 정도였다”면서 “시가 지난해 서호저수지 주변에 대한 공사를 벌인 뒤 철새 수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김충관 수원환경운동센터 사무국장도 “생태를 복원하겠다고 벌인 사업이 오히려 생태를 파괴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20여종 이상의 철새 수천마리가 겨울을 보내던 서호저수지에 이제 100여마리 안팎의 청둥오리만이 서호저수지를 찾을 뿐”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철새가 지난해에 비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기후변화 등 여러 복합적인 이유 때문이지 복원사업에 의한 결과는 아니다”면서 “공사차량의 진출입을 위해서 물을 빼는 것은 불가피했고 저수지 용수 관리 기관인 농진청과도 협의했다”고 말했다.
/이학성기자 hs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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