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태백산 - 임애월

길 잃은

생각 하나 바랑에 짊어지고

눈 깊은

천제단 능선길을 오르면

죽어서도

천 년을 선 채로 사는 주목

그 희디흰

어깨뼈에 비켜앉은 겨울해

내 강물의

지류가 발원하는

누억 년

지켜온 침묵의 산맥 너머

등 좁은

멧새 한 마리 가부좌를 풀더니

견고한

결빙의 바람속으로 흔들려 간다

<시인 약력> 제주도 애월(涯月) 출생 / ‘아동문예’(동시)·‘문학과 세상’(시)으로 등단 / 한국문인협회·국제펜클럽 한국본부·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 경기시인협회 사무국장 / 경기문학인상·수원문학상 수상 / 시집 ‘정박 혹은 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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