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국 대통령

워싱턴의 백악관이 완공된 것은 1800년이다. 이전은 1776년 미국 독립선언을 행했던 필라델피아가 수도였다. 백악관 부지는 축구장 열개만 하다. 무려 132개의 방이 있다.

흑인은 출입이 금지됐던 백악관에 상주한 흑인이 있었다. 노예다. 백악관을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3대 대통령 토머스 재퍼슨은 10여명의 흑인 노예를 부렸다.

‘흑인이 대통령이 되면 백악관은?’하는 넌센스 퀴즈가 있었다. 약 30년 전이다. 정답은 ‘흑악관’이다. 당시는 미국의 흑인 대통령 출현은 상상도 못했던 때다. 상상도 못했던 흑인 대통령이 현실로 나타났다. 세계사적 변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44대 대통령 취임식이 오늘 새벽에 있었다. 워싱턴 현지 시간으로는 20일 낮 12시, 한국시간으로는 21일 오전 2시다.

링컨의 1863년 노예해방 이후에도 흑백 갈등은 미국사회의 골칫거리였던 게 오바마 대통령의 출현으로 완전한 인종 평등을 이뤘다. 취임식장인 워싱턴광장은 40만 인파로 뒤덮혔다. 링컨기념관 앞에서 열린 ‘우리는 하나’ 주제의 콘서트에 이들 수십만 청중이 환호했다. 비욘세, 보노, 본 조비 등 유명 연예인들이 출연료 없이 자진해 나와 열연했다.

오바마는 링컨이 대통령 취임식에서 선서했던 바로 그 성경책을 놓고 대통령 취임선서를 했다. 취임 연설에서 “위대한 미국의 재창조”를 역설, 우레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그는 통합의 정치를 꿈꾼다. 지지도가 무려 78%에 이른 두터운 지지를 받고 있다. 40대 후반의 젊은 흑인 대통령에게 거는 미국 국민의 기대가 얼마나 큰지 짐작이 간다.

그러나 오바마의 앞길은 결코 평탄치 않다. 나라안으로는 세계적인 경제위기로 고갈된 재정난 대처에 겹친 실업자 문제 해결이 급선무다. 나라 밖으로는 이라크, 중동문제 그리고 북핵 문제가 난제다. 러시아와 중국과의 관계에서 돌발 상황이 나올 수도 있다. 과연 위기가 위대한 지도자를 만드는 그같은 위기 타개의 대통령이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오바마는 링컨을 정치적 대부로 삼는다. 민주당 출신의 그가 그처럼 존경하는 링컨은 민주당이 아닌 공화당 출신이다.

/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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