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땐 박세리가 있어 웃을 수 있더니, 이번 글로벌 경제위기엔 김연아가 있어 웃을 수 있네요” 한 시민의 얘기다. 듣고 보니 딴은 맞는 말이다.
“앗차, 저런!” 지난 7일 낮 캐나다 벤쿠버서 열린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 프리 스케이팅에서 트리플 루트를 시도하다가 넘어진 것을 본 어느 시청자의 안타까움이다. 이날 시청률이 20%를 넘어섰다는 SBS 실황 중계방송은 그 같은 안타까움이 있었던 어느 기원에서도 손님들은 잠시 바둑알을 놓고 TV를 지켜봤다.
김연아는 그 같은 실수에도 더는 흔들림이 없는 환상적 연기로 빙판을 유연하게 이끌어 박수가 쏟아졌다. “넘어지지만 않았더라면…” 역시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이 토로됐다.(김연아는 기자회견에서 유창한 영어로 몸솟구침이 낮아 (자세가) 불안했다는 것으로 외신은 전했다.)
김연아의 프리 스케이팅 점수는 3위다. 그러나 쇼트 프로그램에서 세계 최고기록으로 벌어놓은 점수가 있어 합계 189.07점을 얻어 캐나다 로세트를 5.16점 차로 2위, 3위인 일본의 마오를 12.5점 차로 제치고 우승의 영광을 안아 태극기 게양과 함께 애국가가 연주됐다.
올해 고려대에 진학한 김연아는 군포 수리고등학교를 나오는 지역사회 출신이어서 더욱 돋보인다. 서구인이 판을 쳤던 피겨 스케이팅 빙판에 우뚝 선 그가 자랑스럽다.
엄격한 자기 관리하에 갖는 피눈물 난 훈련이 오늘의 김연아를 낳았다. 스타플레이어의 길은 오직 실력, 실력 뿐이다. 벤쿠버의 영광에도 김연아는 쉴틈 없이 지옥 훈련에 들어간다. 다음 달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대비키 위해서다. 내년엔 또 동계올림픽대회가 있다.
프리 스케이팅에서 트리플 루프에 실패하고도 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던 것은 실패에 좌절하지 않는 담대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중반 이후의 환상적 연기는 넘어졌다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침착해 보였다.
경제위기를 넘기는 데도 본받을 만 한 정신력이다. ‘IMF 땐 박세리가 있더니, 이번에 김연아가 있어 웃을 수 있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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