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은 중국의 상고시대인 요·순 임금 때부터 있었던 것으로 전한다.(博物誌·송나라 李石 등이 펴낸 책) 지금으로부터 약 4천300년 전이다. 그러니까 문자가 생기기 전에 바둑이 먼저 생겼다.
바둑이 전래된 것은 삼국시대다. 후한서(後漢書·후한의 역사책)는 ‘백제 사람은 여러 유희 중 바둑을 가장 즐긴다’고 했고, 구당서(舊唐書·당나라 역사책)에서는 ‘고구려 사람은 바둑과 투호를 좋아한다’고 써 있다고 한다. 신라 효성왕 2년(738)엔 당나라와 바둑외교를 벌였다는 기록도 있다.
역사적으로는 고려의 대문호 이규보, 조선시대 들어선 세종대왕의 셋째 아들인 안평대군, 선조 때의 명상 유성룡 그리고 흥선대원군 등이 고수였던 것으로 전한다. 특히 국수를 자칭했던 흥선대원군은 자신을 이긴 백두 김만수를 일약 경상도 의성고을 사또로 임명했다는 설화가 있다.
바둑을 두면 상대의 성품이나 도량이 반면에 거울처럼 나타난다. 한판의 바둑은 또 흥망성쇠가 있어 희로애락의 인생 여정을 방불케 한다. 인생은 다시 못살아도 바둑은 실패를 교훈삼아 다시 두(사)는 데 묘미가 있다. ‘소탐대실’ 등 바둑의 십계명은 인생살이의 계명이 되기도 한다.
바둑은 학술적·예술적·심리적인 3대 요소를 지닌 것으로 전문가들은 말한다. 학술적인 것은 이론, 예술적인 것은 성취감, 심리적인 것은 바둑 두는 마음의 자세를 일컫는다. 아울러 생각하는 힘이 작용되므로 ‘두뇌 스포츠’라고도 한다.
바둑이 대한체육회 정식 종목이 됐다. 지난 4일 대한체육회 이사회에 이어 19일 대의원총회를 거쳐 스포츠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로써 전국체육대회에서 시범 종목으로 거행됐던 바둑 경기가 메달과 점수가 부과되는 정식 정목으로 치르게 된다. 오는 2010년 중국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 역시 정식 종목으로 금메달 3개가 걸려있다.
바둑은 한·중·일과 대만 등 극동지역 나라가 주축을 이루는 가운데 서구에 급속히 전파되고 있다. 명지대 바둑학과에서는 유럽에서 온 유학생들이 적잖다. 언젠가는 바둑이 올림픽대회 종목으로도 채택될 날이 있을 것이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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