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식사대접 못할 생각에 뭉클”

■ 일용직 근로자 3년째 아침 무료급식 제공 ‘김현종·안영미’ 부부

“한 어른신의 ‘올 겨울부터는 어디서 아침밥을 먹노’라는 말에 내 자신이 왜 이렇게 한심해 보이던지….”

새벽녘 경제 한파를 이기고자 인력시장을 찾은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3년째 아침식사를 무료로 제공하며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던 김현종(50) 안영미씨(43) 부부.

하지만 올 12월 사무실 임대계약 만료로 아침식사를 중단해야 한다는 현실이 너무도 안타깝고 자신만을 바라보던 일용직 근로자들을 보니 한숨만 절로 나온다고 말한다.

“여유만 있다면야 계속하고 싶은데…, 그게 마음처럼 안되더라”며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김씨 부부가 사랑의 아침식당을 시작한 것은 3년 전 겨울, 현재 사무실인 성남시 수정구 수진동에 나눔인력개발 인력사무소를 열면서부터다.

새벽 인근 지하상가를 지나 출근하던 김씨 부부는 신문지 한 장에 의지한 채 추위에 떠는 노숙자를 보고 따뜻한 국물에 아침밥이라도 먹일 생각으로 사무실로 데려왔다.

이후 사랑의 아침식당은 입소문을 탔고 하루 10여명이던 것이 최근 들어서는 어느덧 70명을 넘어섰다.

일감을 얻지 못해 발길을 옮기는 근로자에게는 위로가 됐고 일감을 얻은 근로자들에게는 일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됐으며 노숙자와 노인들에게는 따뜻한 온정의 손길이 됐던 것.

“꼭 재기하겠다는 일용직 근로자들의 의지가 강해 즐거운 마음으로 아침상을 준비했는데 아쉽다”며 “하루라도 빨리 근로자들이 일터와 가정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끝으로 “일용직 근로자들 대부분은 가정이 파탄나서 아침을 거르는 경우가 많다”며 “복지관 등에서 점심과 저녁에만 무료급식을 할 것이 아니라 일용직 근로자들을 위한 아침 무료급식도 했으면 좋겠다”고 자신의 마지막 희망을 담아냈다.

/성남=임명수기자 msl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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