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령비현령’ 인사 유감

이동희 시흥주재 차장 dh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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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4기 시흥시 승진 인사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승진 인사 기준과 원칙이 때에 따라 바뀌고 흔들려 일관성을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이다.

민선 4기 시흥시 승진 인사 유형을 발탁형, 점수형, 혼합형 등 세가지 정도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민선 4기 초기 승진 인사는 그야말로 파격에 가까 웠다. 근무평점과 다면평가를 합친 순위에서 한참 처지거나 하위권에 있는 직원들이 예상을 깨고 승진자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능력과 실력이 출중해서 발탁됐는지, 아니면 다른 그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주위를 깜짝 놀라게 하는 승진 인사가 잇따랐었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 사이에서는 ‘~카더라’ 통신이 횡행하는 등 내부의 불만이 컸다.

다음엔 슬그머니 점수형으로 바뀌었다. 5·6급 승진 대상자가 1명 일때는 무조건 1순위에 든 사람을 선발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해 시행했다.

그런데 지난 달 27일자로 5·6급 각각 1명씩 승진하는 인사가 단행됐다. 이번엔 어째서인지 몰라도 연공서열과 점수형이 섞여졌다. 5급은 연공서열이, 6급은 점수형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인사권자가 서명한 전보 인사를 보류하고 다른 사람으로 교체하는 흔치 않은 일까지 빚어졌다.

이런 들쭉 날쭉 인사행태에 대해 일부 인사위원들이 “우리가 들러리냐”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인사는 인사권자의 고유권한이라고 한다. 하지만 객관성 없는 인사, 상황과 환경에 따라 그때 그때 몸의 색깔을 바꾸는 ‘카멜레온’과 같은 식의 인사는 곤란하다. 그렇게 되면 득보다 실이, 신뢰보다 불신이, 조직의 안정보다 불안이 더 크다. 원칙과 기준이 명확하게 선 인사가 이뤄져야 할 이유다.

/dh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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