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감·경무감 배제 이어 총경승진 4명 뿐… 직원 사기저하 우려
최근 단행된 경찰청 인사에서 치안감과 경무관 승진을 단 한명도 배출하지 못한 경기지방경찰청이 경찰의 꽃이라 불리는 총경 승진에서도 서울청의 5분의 1 수준인 4명밖에 배출하지 못하면서 경찰 인사의 경기청 소외론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경기청에 비해 치안수요는 물론 경찰병력이 수배나 적은 대구 및 경북청에서만 무려 5명(대구 3명, 경북 2명)의 총경이 배출되면서 현직 대통령 연고지역의 파워를 여실히 증명한 반면 지난 정권의 실세나 다름 없던 호남지역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경찰청은 16일 총경 승진 대상자 명단을 발표, 서울청 19명을 비롯해 본청 12명, 부산청 4명, 대구·경남청 각 3명, 경북·경남·전북·전남·인천·강원·충남청 각 2명, 충북·울산·광주·대전·제주청 각 1명, 중앙경찰학교 및 여경승진 각 1명 등 모두 63명이 총경으로 승진하게 됐다.
경기청에서는 이영상 수사2계장(간부 40기·2000년 경정)을 비롯해 박형준 정보2계장(경대 4기·2001년 경정), 최정현 경무계장(경대 2기·2000년 경정) 등이 배정받았으며 이은정 성남수정경찰서 수사과장(경사특채)이 여경 몫으로 내정됐다.
그러나 경찰관 1인당 담당인구가 705명으로 전국 평균(504명)보다 201명이나 많아 전국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경기청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사실상 3명의 총경승진자 밖에 배출하지 못하면서 직원들 사이에서 ‘경기청은 총경의 무덤’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오가고 있다.
여기에 경기청 내 지난 2000∼2001년 경정 승진자 가운데 이번 총경 승진 대상자로 자천타천 거론되던 7∼8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지난해에 이어 총경승진에 고배를 마시면서 경기청 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에 따른 사기저하도 크게 우려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전라도 지역은 경상도 지역에 비해 절반도 안되는 5명밖에 배출하지 못하면서 동서간 인사 불균형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청 한 직원은 “치안감, 경무관 승진자 배제와 총경 4명 승진은 전국 최고규모의 경기청이 그만큼 소외받고 있다는 증거”라며 “요즘 같아선 일할 맛이 나지 않는다”고 불평했다.
/박수철기자 scp@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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