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현수막 게시대’ 위탁 논란

구재원 안산 주재 차장 kjwoon@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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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가 시설관리공단으로 이관·관리하도록 한 ‘현수막 게시대’를 민간에게 재 위탁을 추진하는 과정에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

시는 재위탁을 추진하면서 “민간 업자가 투자비를 회수하지 못해 기간 연장을 요구해와 검토 끝에 재연장을 결정 했다”고 둘러 냈다. 이 업체는 그동안 민원발생 뿐 아니라 운영상의 문제 등을 이유로 시가 지난 1월 현수막 게시대 관리위탁 업무를 회수한 업체다. 이에따라 시가 재위탁을 추진하는데는 말 못할 사정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안산시가 언제부터 민간업자의 호주머니 사정까지 걱정을 했는지에 대한 회의도 있지만 민간업자의 투자비 회수여부에 대한 증빙서류도 제대로 없는 상태에서 투자비 운운하는 것은 ‘돔구장’ 추진에 이어 ‘WBC(월드 베이스볼 클레식)’ 유치를 계획하고 있는 인구 75만명 규모의 도시 행정이라고는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는 이같은 업무를 관리감독 하도록 하기 위해 시설관리공단을 발족했고 현수막 게시대 관리업무를 공단측에 이관했으며 3개월전 이미 계약기간이 만료돼 관리권을 회수해 놓고도 재계약을 추진, 공단 설립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특히 시는 공정성 시비가 끊이지 않았던 현수막 게시대(139개소)의 접수 및 탈·부착 등 모든 관리업무를 민간에서 공단으로 이관했다는 내용의 자료를 언론에 배포하기까지 했었다.

안산경실련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안산지방자치개혁시민연대’는 지난 6일 성명을 통해 “현수막 위탁과정에서 시는 현수막 게시대 이용자인 시민들의 불편은 아랑곳 하지 않은 채 특정 업체에 일방적 재위탁을 위해 비상식적인 행정절차까지 동원, 위탁을 추진하는 것은 특혜”라며 “시는 잘못된 정책과 의사결정을 즉각 철회하고 투명하고 일관성 있는 행정을 펼쳐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만일 시가 떳떳하지 못한 속사정으로 현수막 게시대 재 위탁을 추진했다면 “시민을 편안하게, 시민을 즐겁게, 시민을 행복하게 하겠다”는 약속은 공염불이 될 것이다.

시는 이같은 논란이 확산되자 공단측에 모든 사실관계가 확인될 때까지 현수막 게시대의 민간 재위탁 협약을 잠정 보류토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투명하게 재위탁이 이뤄지기를 기대할 수 있으니 다행이 아닐 수 없다./kjwoo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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