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마 강 - 박 광 순

백마는 간 곳 없고

낙화암에는 삼천궁녀 그림자로

지는 벚꽃 잎만 너울너울

고란사의 풍경소리 고요한데

고란초 사라진 절벽에는

풍상에 겨운 이끼만 푸르다.

잊혀진 왕국의 서러움

푸른 잔디로 덮힌 자리마다

두 눈 퍼렇게 뜨고 살아나는

백제의 혼에 가슴 아리다.

깊은 恨, 슬픔 풀 길 없어

어느 곳을 헤매고 있을까,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되지만

말 없는 고요한 세월

백제인의 피눈물 되어 흐르는

아아 백마강이여.

<시인 약력> 경기 오산 출생 / ‘문예사조’(수필), ‘지구문학’(시)으로 등단 / 수원 중부소방서장·경기도 공무원문학회장 역임 / 시집 ‘아름다운 구속’ ‘함께 가는 길’ 등 9권 / 한국문인협회·국제펜클럽 한국본부·경기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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