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 달 새- 이오장

나의 무대 아무나 오르지 마라

노랫소리 들리거든

그 자리에서 귀를 세워라

더 높이 오르지 못하고

낮은 걸음으로 차지한 자리

다시는 빼앗기지 않으련다

햇살 눈부신 날

구름 위에 올라 부르던 노래

보리밭에 묻어두고

푸른 들판 눈에 품었다

단숨에 날아올라

보이는 곳까지 잊어버리고

몇 발자국 가면 끝나는 무대를

가까스로 차지했다

이제 어디든 마다않고 부르는 노래

누구도 넘보지 마라

<시인 약력> 전북 김제 출생 / ‘믿음의 문학’으로 등단 / 시집 ‘꽃과 나이테’ ‘날개’, 동시집 ‘하얀 꽃바람’ 등 9권 / 한국문인협회·한국현대시인협회 중앙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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