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전도사’ 김상남씨, 군포시노인복지관서 4년째 배식봉사
“알고 보니 봉사란 남을 위한 것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본격적인 점심 배식이 시작되려면 30분이 남은 23일 오전 11시 군포시노인복지관에서 만난 김상남씨(70)의 이마엔 벌써부터 굵은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다.
오전 11시30분부터 시작되는 경로식당 배식봉사에 앞서 이것저것 준비할 것이 한두가지가 아닌데다 1시간30분 동안 무려 500인분의 배식을 마쳐야 해 생각만해도 긴장감에 땀이 비오듯 흘러내리기 때문이다.
김씨는 “행여나 반찬에 이물질이 들어가지는 않을까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면서 “하루 중 이 시간이 가장 떨리고 긴장되는 순간”이라며 웃어보였다.
봉사를 통해 새 삶을 살게 된 김씨가 운명과도 같은 ‘봉사’를 알게 된 건 복지관과 인연을 맺게 된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릴적 강화에서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낸 김씨는 가난이 싫어 누구 못지 않은 성공을 이루기 위해 서울로 상경했다.
그렇게 이것저것 손댄 사업은 젊은나이에 감히 누릴 수 없을 것 같던 부와 명예를 안겨줬고 이 정도면 꿈이 현실이 됐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패기 가득했던 젊은 나이에 맛본 이혼, 사업의 실패는 수십억원의 재산을 일순간에 앗아갔고 가슴에도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매일 소주 10병, 담배 2갑에 절어 살며 극단적인 생각으로 한강 다리를 찾았던 적도 수차례. 그렇게 매일 폐인과 같은 삶을 살던 김씨는 결국 몸이 쇠약해질대로 쇠약해졌고, 지난 2003년 여생을 보낼 곳을 찾아 군포를 찾았다.
“군포에서도 한동안 마음을 잡지 못했는데 누군가 복지관을 소개해주더군요. 그때 만난 사회복지사가 봉사를 권유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이제 김씨는 4년을 하루같이 매일 배식봉사를 하고 있는 것은 물론 틈틈이 30여명의 초·중·고교생과 대학생, 심지어 장애인들까지 일일이 찾아다니며 한자교육을 실시하는 나눔전도사가 됐다.
/노수정기자 nsjung@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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