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 이 혜 령

긴 시간

형언할 수 없는 슬픔에 북받쳐

겨울 강 기슭 안개 속을 헤메었다.

이제는 먹이를 찾아 목덜미로 달려드는

질긴 고통을 밀어내고 덜 아파하리라.

누구나 절망의 순간에는

토막토막 마디가 잘려나가는 대나무처럼

하아얀 순교의 피를 흘리며

산고의 응어리를 풀지못해 절규하지만

 

보라~

동터오는 여명의 아침 해 저 붉은 기운 속에

희망이라는 이름의 전차가

가슴 가득 열정을 품고 갈기를 휘날리며 달려오고 있지 않은가!

 

이제 조금만 더 힘을 내보자

생의 모래시계가 점점 줄어들고 있나니

암흑 같은 죽음의 나날들이 먼 발치서 응시하고 있으므로

그리하여

슬픔도 아쉬움도 사위어 한 줌 재로 흩날릴지어니

 

참고 견디면 어느 날 반드시

인고의 꽃 피고 탐스런 열매도 맺으리니,

슬픔이여 이제는 안녕. 영원히 안녕.

<시인 약력> 충남 보령 출생 / ‘시와 비평’ ‘문학세계’로 등단 / 시집 ‘미친사랑의 노래’ / 한국문인협회 안산지부·경기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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