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꽁초

희망공공근로사업 참여자들이 벌이는 길거리 쓰레기 줍기에 가장 많은 게 담배꽁초다. 아니나 다를까, 길을 가다 유심히 보면 길바닥에 널브러진 것이 담배꽁초다. 금방 줍고나도 얼마 지나면 또 여전히 담배꽁초 투성이다. 심지어는 승용차를 타고 가면서 불타는 담배꽁초를 길에 획 내던지는 운전자들도 있다.

일본인 사회에서 배울게 하나 있다. 기초질서 준수 의식이다. 저들은 길바닥에 담배를 버리는 일이 없다. 버리는 것은 고사하고, 아예 길에선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모든 공공 도로가 금연 구간으로 돼 있다. 길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꽁초를 길에 버리는 사람은 한국인 등 동남아 관광객인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서울시가 지난 1일부터 담배꽁초를 길에 버리는 사람들 단속에 나섰다. 각 구청별로 주요 거리에서 2인1조로 단속반을 편성해 중점단속을 벌인다. 적발된 위반자는 폐기물관리법을 적용, 5만원의 과태료를 물리고 있다.

과태료는 벌금과는 다르다. 벌금은 형벌이다. 벌금형도 전과에 속한다. 그러나 과태료는 행정벌이다. 전과와는 무관하다. 하지만 아무리 행정벌이어도 과태료를 물려서 기분 좋을 사람은 없다. 과태료가 자그만치 5만원이면 금액도 만만치 않다.

이래서 단속하는 데 별의별 일이 다 벌어지는 모양이다. 담배꽁초 버린 사실을 순순히 시인하는 사람도 있지만, 딱 잡아 떼는 사람도 적잖다는 것이다. 단속반이 주운 담배꽁초를 두고 버린 사람의 유전자(DNA) 감식 말이 나올 정도라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냅다 튀는 사람도 있어 백주에 난데없는 도망자 추적의 활극도 벌어지곤 한다는 것이다.

하도, 담배꽁초를 길에 버리는 사람이 많다보니 사회에 경각심을 돋우기 위해 단속을 하겠지만, 단속만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기초질서 준수 의식이 사회적으로 확산돼야 한다. 선진국 진입은 물질문명의 발달이 필수 조건인 것은 아니다. 정신문화의 발달이 더 중요하다. 우린 이 점에서 많은 반성이 필요하다.

부끄럽지만 고백한다. 이렇게 말하는 지지대子도 길에 담배꽁초를 버리는 나쁜 습벽을 고치지 못해왔다. 이번 기회에 고칠 것을 작심한다. 다른 사람이 버리니까 나도 버린다는 생각보단, 다른 사람은 다 버려도 나는 버리지 않겠다는 맘 가짐이 주요하다는 생각을 갖는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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