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의 댐 방류로 인한 임진강 범람은 전에도 있었다. 2000년대 들어서만도 다섯번이다. 그러나 이번처럼 물폭탄을 퍼붓기는 처음이다. 2000년대 이전에는 이런 일이 별로 없었던 것은 임진강 상류에 댐이 없었기 때문이다. 1990년대 만든 4.15댐 1·2호에 이어 2000년 들어 황강댐이 준공되면서 임진강 수위가 북측 사람들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황강댐만도 팔당댐에 비해 1.5배나 된다.
임진강의 급격한 범람으로 인명 피해의 집단 참사를 겪고 나니까 나오는 소리가 경보시스템 문제다. 하지만 경보시스템이랄 것도 없다. 노무현 정부 때 취한 유일한 대처 방안이 임진강 중류에 설치한 관측소다. 당시 건설교통부가 이런 조치를 했다. 그렇지만 관측소가 그뒤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뒷말이 없어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것 같다.
의문스런 것은 북측이 왜 댐을 갑자기 방류했느냐는 것이다. 북녘 땅에 지금 비가 오는 것은 아니다. 지난 장마로 댐이 만수위는 됐겠지만 물이 더 느는 것은 아닌데도, 전에 비해 그토록 많은 물을 쏟아낸 이유가 궁금하다. 설마한들 수공을 시험삼은 게 아니라면 댐의 부실 때문이 아닌가 싶다. 댐의 붕괴를 막기위해 급격한 방류를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댐 물을 빼면서 우리쪽에 통보도 안했다는 일부의 보도가 있지만, 언제라고 통보해 준 적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저 사람들은 통보라도 좀 해달라고 해도 묵묵부답이다.
임진강 남북공동수방대책으로 수년전 우리가 임진강변 북측 치수를 위해 묘목을 대는 등 여러 협력사업을 벌이기로 했지만 북쪽 사람들은 그만 시큰둥하다. 남북경협위에서 한동안 논의되다가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임진강은 함경남도 덕원군 마식령에서 발원한다. 강원도 이천군, 황해도를 거쳐 경기도 연천군 등 북부로 들어와 한탄강과 합류하여 서해로 흘러 들어간다. 강의 길이가 354㎞다.
연일 2천여명이 동원되어 수장된 인명 피해자들을 수색하는 데도 아직 다 찾지 못했다. 북측은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다. 저들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동포애는 과연 뭣인가?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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