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근로 상품권’ 가맹점 모집
수원시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희망근로 상품권을 지급하면서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으로 노래방, 금은방, 웨딩홀, 부동산중개업소, 옷가게 등 실수요와 동떨어진 가게를 대거 선정,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상당수 가맹점의 경우 실적을 올리기 위해 2~3차례나 중복 가입시켰는가 하면 가맹점의 지역별 편차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8일 수원시에 따르면 지난 7월6일 현재 수원시 희망근로 상품권 가맹점 수는 장안구 904개소, 권선구 752개소, 팔달구 1천77개소, 영통구 905개소 등 모두 3천638개소가 등록돼 있다.
그러나 이같은 수치는 수원지역 전체 사업체수 5만6천704개소(2007년 기준)의 6.4%에 불과한 것으로 희망근로자들이 상품권 사용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더욱이 가맹점으로 등록된 3천638개소 가운데 노래방, 개인택시, 공인중개사, 인테리어, 전기재료 등 실생활에 필요 없는 가맹점이 수백여곳을 차지하는 반면 주유소, 병원, 학원 등 실용성이 높은 가맹점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가맹점 가운데 노래방이 61곳(1.6%)이나 차지한 것을 비롯해 인테리어, 철물점, 사무용가구판매점, 웨딩홀, 금은방, 공인중개사 등 서민들이 거의 사용하지 않는 가맹점이 무려 460여곳(12.6%)에 달했다.
반면 일상 생활에 근본적으로 필요한 주유소 16곳(0.4%), 병원 16곳(0.4%), 학원 및 보육시설 9곳(0.2%) 등의 비율은 턱없이 낮았다.
여기에 가맹점에는 N바닷가재, S갈비 등 고가의 음식점이나 개인택시, 카오디오점, 스크린 골프장 등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곳도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
이와 함께 팔달구 화서동 T안경점의 경우 ‘T안경’, ‘T안경테’, ‘T귀금속’ 등 비슷한 이름으로 3차례나 중복 등록돼 있었으며 권선구 권선동 C노래방 역시 2차례 등록돼 있는 등 20여곳의 가맹점이 중복돼 있었다.
아울러 지역별 편차도 심각해 옷가게의 경우 팔달구는 169곳, 장안구 73곳 등에 달하는 반면 영통구는 17곳, 권선구 14곳 등에 불과했다.
희망근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안모씨(57)는 “상품가액의 80% 이상을 써야 잔돈을 현금으로 바꿔주기 때문에 꼭 필요하지 않은 것도 구입하게 된다”며 “주유소나 병원 등에서는 쓸 수가 없어 실질적으로 돈의 가치가 없다”고 불평했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가맹점 가입은 업주의 자율에 맡기기 때문에 지역별 편차나 업종별 편차 발생은 불가피하다”며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박수철·윤승재기자 ysj@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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