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셋만 모였다 하면 군대 얘기다”라는 것은 젊은 여성들이 흔히 말하는 놀림이다. 군대에 간 남자친구를 기다려 마침내 제대하고 돌아왔으면 나눌 이야기가 좀 많겠는가, 그런데 또래들의 남자끼리 만나면 한다는 소리가 군대에 있었던 화제뿐이니 여자친구의 입장에선 놀릴만 하다.
군대는 남자의 제련소다. 금속물이 제련소를 거쳐 철강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남자 또한 군대를 거쳐야 여물어진다. 군대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신병이 더러 사고를 쳐 사회문제화 되는 불상사가 있지만, 군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젊은이 같으면 사회생활 역시 적응하기 어려운 사람이다.
군대에 가봐야 부모의 고마움, 형제 자매 간의 우애 등 가정에 대한 인식을 다시 하게 된다. 군대생활은 별천지의 세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약 30개월의 군 복무기간을 피할 요량으로 병역 기피를 일삼는 족속들이 있다. 요즘은 자신의 몸에 자해를 가해 군 입대를 피한 병역기피자에 대한 경찰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몹쓸 병에 걸린 환자를 군 입대자 본인인 것처럼 신체검사를 받게 한 바꿔치기 기피자가 있다더니, 자신의 몸을 일부러 망가뜨린 자해 기피자들이 또 수두룩한 모양이다.
그렇게 해서 병역을 기피한 당사자도 한심하지만, 더욱 한심한 것은 남의 몸을 일부러 망가뜨린 일부의 의사들 족속이다. 멀쩡한 어깨에 칼을 대어 삐뚫어지게 만들고, 멀쩡한 무릎을 까발려 인대를 늘어뜨리곤 했다니 이런 의술은 인술이 아니고 사술이다. 그저 돈만 주고 부탁하면 물불을 가리지 않은 그들의 지성이 의심스럽다. 몸을 고장냈으면 나중에 또 고쳐야 했을 것이므로, 이래저래 병역기피 자해족들을 봉 잡았을 것 같다.
이런 젊은이들이 있다. 외국의 시민권을 얻어 모국의 군복무 의무가 없는데도 자원해 입대하는 젊은이들이다. 이런 젊은이들이 천여명에 이른다. 이에 비하면 병역기피자들은 부끄러운 인생이다. 병역비리를 철저히 밝혀 엄단해야 하는 것이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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