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질 듯 아픈 다리, 척추때문?

“다리가 저리고 터질 것 같아서 왔더니 뭐라고요?”

 

한 환자가 뜻밖의 진단 결과에 놀라 묻는다. 그동안 오른쪽 다리가 저리고 아파 물리 치료와 약물로만 치료 받았던 환자의 병명은 다리가 아닌 척추 질환, ‘척추관협착증’이었다.

 

일반적으로 척추관협착증은 50~70대에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다. 척추에는 ‘척추관’이라는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있는데 노화로 인해 이곳으로 디스크가 밀려 나오거나 후관절, 황색인대 등이 두꺼워지면서 이 공간은 좁아진다. 그 결과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을 압박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다리로 가는 신경이 눌리면 다리에 피가 안 통하는 것처럼 엉덩이 혹은 다리나 발이 저리게 된다. 이 질환에 걸린 환자는 10m 혹은 100~200m를 걸으면 다리가 저리고 터져나갈 듯이 아프다가 쪼그리고 앉아 쉬면 좋아지는 특징을 보인다.

앉거나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증상이 좋아지는 이유는 신경구멍이 잠시 넓어지면서 신경이 눌린 정도가 덜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통증을 줄이기 위해 허리를 앞으로 구부정하게 굽혀 걷는 환자도 있고 길을 가다 앉아서 쉬기를 반복하는 환자도 흔하다.

 

또한 잠을 잘 때는 눕거나 엎드리는 게 힘들고 옆으로 누워 엉덩이나 무릎을 구부려야 통증이 덜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에 시작되는 병인 반면에 허리 통증보단 보행 곤란이 더 불편하게 느껴져 질환을 스스로 깨닫기 힘들다. 그러나 이들의 과거 병력을 보면 예전부터 허리 통증이 지속되고 있을 때가 많다.

 

만약 환자의 증상이 가볍다면 물리 치료나 약물치료, 요추 신경 경막외 주사요법 등의 치료를 시행해 볼 수 있다. 하지만 6개월에서 1년 이상 보행에 지장을 주고 이러한 보존적 치료들에 반응이 없을 때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이처럼 다리가 터질 듯이 아픈 증상은 척추관협착증의 중요한 증상이 될 수 있다. 이런 증상에 그저 다리치료에만 집착한다면 근본적인 치료가 될 수 없다.

 

평소 요통이 오랫동안 지속돼 왔으며 노화가 시작되는 나이인 50대를 넘었다면 이 질환을 의심하고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아보는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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