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임병호 논설위원 bhl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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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별로 가장 인기 있었던 직업 중에는 지금은 없어졌거나 인기가 없는 직업도 많다. 1945년 광복 직후엔 미국 군정에서 일하는 타이피스트가, 1950년대에는 전차운전사, 전화교환원이 인기 직종이었다. 1960년대에는 이렇다 할 화이트칼라 직업이 없어 은행원이 모든 이들의 꿈이었다. 여성들은 1960년대에는 전화교환원을, 1970년대엔 버스 안내원을 선호했다. 1980년대 들어서면서는 몇 집 건너 하나씩 있었던 전당포가 사라졌으며 서울에만 7천여개에 이르렀던 주산학원은 보습학원 등으로 바뀌었다.

일자리가 없어 취업이 어렵다지만 사회가 발달할수록 직업의 종류는 늘어난다. 과거엔 없던 이색 직업들도 생긴다. 과거 직군별 취업자 비율을 살펴봐도 많은 사람들이 종사하는 직군은 현재완 전혀 달랐다. 1963년 직업별 취업자 비율을 보면 농림어업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비중은 62.9%에 달했던 반면 사무직 종사자는 3.5%, 전문·기술 관련 종사자는 3.3%에 불과했다. 2007년엔 농림어업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6.9%로 하락한 반면 사무직 종사자와 전문·기술 관련 종사자는 각각 14.1%, 19.8%로 상승했다.

‘한국직업사전’에 오른 직업 명칭 수도 1969년 3천260개에서 2003년 1만2천306개로 34년 만에 4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2011년 ‘한국직업사전’을 다시 발간할 예정인데 보다 많은 새로운 직업이 추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엔 직업 혁명의 시대라 할 만큼 다양한 이색 직업들이 등장했다. 손님처럼 매장을 방문해 서비스 수준을 평가하는 ‘미스터리 쇼퍼’나 인터넷 학습사이트 교사인 ‘사이처’(Cyber와 Teacher의 합성어) 등은 그 대표적인 예다.

맞춤형 날씨 서비스 전문가인 기상 컨설턴트, 인간이 쉽고 편리하게 느끼는 컴퓨터 환경이 무언인지 연구하는 HSI(Human-Computer-Interaction) 컨설턴트, 물을 이용해 사람 몸이 건강해질 수 있도록 돕는 운동사(치료사)인 수중재활운동사, 바닷속에서 산업적 가치가 있는 것들을 발견하고 개발하는 산업잠수사, 각종 소품이나 장식품 등에 민속 그림을 그리는 전통 공예 예술가인 포크아티스트, 반려동물장의사 등 이색 신종 직업이 꽤 많다. 실업자 100만명 시대를 헤쳐나가는 노력이 아무튼 눈물겹다./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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