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정규 수업시간에 어쩌다가 결강하는 일이 생기면 학생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우리 기성인들도 학생 때 경험한 일이다. 생각하면 수업료 내고 배우는 수업시간을 잃는 게 결강이다. 그런데도 ‘우선 먹긴 곶감이 달다’는 속담과 같은 것이 학생적 심리다. 시험은 더욱 귀찮은 존재다. 시험 좀 안 쳤으면 하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필자 역시 그러했다.
그러나 시험은 학습평가다. 평가는 모든 분야에 소용되는 필수적 장치다. 현재의 위치에서 미래 지향을 위해 과거를 돌아보는 것이 평가의 의의다. 평가를 통해 목표에 어느 정도 달성했는지, 효과성은 어느 정도인지, 무엇을 반성해야 하는지 등을 분석한다. 평가는 단순한 판단자료가 아니다. 이해와 재정립의 변화를 모색하게 되는 것이 평가다. 평가가 없는 발전은 있을 수 없다.
학습평가, 즉 시험 또한 마찬가지다. 시험은 귀찮은 것이지만 학습의 공동선이다. 시험이 없는 수업은 어딘 줄 모르고 가는 눈 감고 밤길 가기다. 교육정책학에 나오는 이론이다.
오는 13~14일 전국의 초6·중3·고1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업성취도 평가의 일제고사가 실시된다. 그런데 이를 반대하는 일부 교사와 시민단체의 극성이 올해도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시험을 거부하는 당일에 체험학습을 하겠다고 벼른다. 체험학습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시험을 치르지 않기 위한 체험학습의 수단과 구실이 적절치 않은 데 있다.
일제고사의 부당성을 학부모들에게 가정통신문으로 알리겠다고 한다. 공부를 검증하는 시험이 부당하다면, 검증을 않고 어쩌자는지 알 수 없다. 학교의 서열화를 부추기고 우열화로 학생들을 압박하기 때문이라는 거부 이유는 당치않다. 일제고사가 서열화를 매기기 위한 것은 아니다. 우열성은 확인해야 하는 학습의 필수과정이다.
시험은 귀찮아도 치르는 것이 학생의 본분이다. 또한 교육의 소임이다. 대체로 가르치는 데 게으름을 피우는 사람들이 군말을 많이 한다. 일제고사 거부는 무책임한 포퓰리즘이다. 무경쟁이 학생을 위하는 게 아니다. 나라 밖 선진국의 교육은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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