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나라꽃인 무궁화는 아욱과에 속하는 활엽관목이다. 개화기가 길고 추위에 강하다. 나무 줄기를 꺾어 땅에 꽂아도 살아나 번식한다. 꽃은 화려하진 않으나 은은한 품위를 풍긴다. 꽃이 지면서 또 피고, 어떤 악조건도 이겨내는 강한 생명력이 우리의 국민성을 닮은 꽃이다.
일제 식민지시대에 일제는 초등학생들에게 무궁화꽃을 외면하도록 이간질 했다. ‘무궁화꽃을 바라보면 눈병이 든다’고 학교에서 가르쳤다. 일제 식민지교육의 한 단면이다. 겨레의 혼을 말살키 위해 나라꽃을 ‘눈병꽃’으로 왜곡했던 것이다.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은 애국가 가사의 한 대목이다. ‘삼천리 근역’이란 말도 있다. 근역의 ‘槿域’에서 ‘槿’자는 무궁화근 자다. 한반도는 이처럼 무궁화로 상징돼 왔다.
북녘의 국화는 목란꽃이다. 목련꽃을 말한다. 1964년 김일성 주석이 나무에 피는 난이라 하여 목란꽃으로 이름을 바꿨다는데, 결국 이것이 그들의 국화가 됐다. 저들의 ‘조선말대사전’은 ‘수령님께서 몸소 지어주신 꽃 이름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한데도 이상한 것은 헌법에 국장·국기·국가·수도 등은 명시해 놓고 있으면서, 국화는 명문화가 안 된 점이다. 아무튼 북쪽에서는 무궁화가 나라꽃이 아니다.
무궁화는 우리의 나라꽃이면서 또한 겨레꽃이다. 우리나라 최고훈장은 무궁화대훈장이다. 국가 원수 내외나 외국의 국가 원수에게만 수여된다. 정부의 배지에도 무궁화가 들어있다.
그런데 정부 배지의 무궁화를 빼고 다른 도안으로 검토한다고 한다. 무슨 이유인지 알 수 없으나 공연한 짓이다. 전통을 존중할 줄 모르는 좁쌀스런 발상이다. 무궁화 도안이 어때서 바꾸겠다는 것인지, 생각한다는 게 영 방정맞다. 그럼, 무궁화대훈장도 바꾸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수원 영복여고에서는 해마다 어버이날이면 학생들이 돌아다니며 무궁화 달아주기 운동을 벌인다. 카네이션꽃 대신에 우리의 나라꽃, 겨레꽃을 어버이 가슴에 달아 드리자는 것이다. 정부에서 생각하는 게 여학생들 생각보다도 못하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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