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하 오산시장이 영어의 몸이 되면서 이진수 부시장이 직무대행에 나선 지 열흘 정도 됐다.
이 부시장에게 이 시간은 결코 쉽지않은 기간이라 생각된다. 공직의 복지부동은 물론 현안사업 지연, 지역사회 분열, 행정구역 통합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는데 40대의 부시장이 헤쳐 나가기에는 하나같이 만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요즘 시 공직사회내에서 ‘칸타타’란 다소 생소한 용어가 나돌기 시작해 주목된다. 다름아닌 이 부시장이 ‘칸막이를 타파하고 생각의 차이를 타파하자’며 수시로 직원들과의 대화에 나서면서 생겨난 말이다.
이 부시장의 입장에서는 믿을 구석이 사실상 직원들 밖에 없는 만큼 이들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 부시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있다. 지역의 유지나 관계기관 등을 찾아 다니며 상호간에 높이 쳐져있는 불신의 벽도 타파하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청내 공직자와 지역의 오피니언 그룹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구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직무대행 이 부시장의 요즘 행보는 칸을 뛰어 넘는 화합이 모토다. 이런 와중에 또하나 주목받는 이가 있다. 바로 유관진 전 시장이다.
그의 품에는 ‘公人의 심요십조(心要十?)’라는 모 칼럼리스트의 글이 항상 자리하고 있다. 그 내용은 ▲관물(官物)을 사용(私用)으로 쓰지 않는다 ▲녹을 먹는 동안 백성이 하는 영업을 하지 않는다 ▲벼슬을 하는 동안 논밭을 사지 않는다 ▲벼슬을 하는 동안 집의 간수(間數)를 늘리지 않는다 ▲집을 팔더라도 산 값에 더 얹어 팔지 않는다 ▲벼슬하는 동안 고을의 특산물에 입을 대지 않는다 ▲아내의 청탁을 듣지 않는다 ▲상전의 완물(玩物)을 거부한다 ▲벼슬하는 동안 반찬을 5가지 이상 놓지 않는다 등이다.
70세를 훌쩍 넘긴 그가 공직의 후배들에게 항상 하고 싶었던 말들이다. 젊은 부시장은 패기로, 노장은 그동안 경험과 소신을 바탕으로 한 지략으로 공직사회와 시민사회에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노력이 좌초위기의 오산호를 살려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정일형 오산 주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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