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 자청

임병호 논설위원 bhl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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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사정 수사가 본격화된 양상이다. 현재 불거진 ‘스테이트 월셔 골프장 게이트’와 대한통운 사장 로비 의혹, ‘한상률 게이트’ 등 3건만 해도 실명이 거론된다. 한나라당 공성진, 현경병 의원과 민주당 상임고문 한명숙 전 국무총리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골프장 회장으로부터 불법자금을 받고, 한 전 총리는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5만 달러를 받은 혐의다.

 

친이(親李)계인 공 의원은 여당 최고위원이며, 한 전 총리는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다. 만일 이들이 사법처리될 경우 파장은 적지 않다.

 

이외에도 한나라당 소속 다른 의원들과 전 정권 실세들에 대한 수사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상률 전 국세청장 의혹은 당초 ‘기획출국설’이 제기됐고 여권 핵심 연루설까지 불거진 데다 야당이 추가 폭로를 준비 중이다.

 

물론 혐의를 받고 있는 당사자들은 한결같이 부인하고 있다. 현경병 의원 측은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관련성을 부인했다.

 

공성진 의원은 “테러당하는 심정”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하다가 반응을 자제하고 있는 중이다. 한명숙 전 총리는 “단돈 일원도 받은 일이 없다, 결백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오래 전부터 거론되는 인사들의 주변을 샅샅이 수사했고, 계좌추적을 오랫동안 해왔다고 한다. 김준규 검찰총장도 지난달 26일 취임 100일을 맞아 간부 회의에서 “앞으로 권력과 여야의 눈치를 보지 않고 사정 수사를 본격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연한 말이다. 검찰은 엄정하게 수사해 사실을 밝혀내야 한다. 편파 수사라는 비난이 나오지 않도록 확실한 물증과 진술을 토대로 완벽한 수사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아울러 혐의를 받고 있는 인사들은 ‘죄가 없다면’ 당당히 검찰 수사에 응해야 한다. 혐의 자체가 불쾌하고 억울하겠지만 그럴수록 의연해야 된다. 공성진· 현경병 의원은 여권 내 세력다툼이 진행 중이라는 사회 분위기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그렇게 해야 된다.

 

한명숙 전 총리와 민주당은 수사의 배후를 현 정권으로 지목만 할 것이 아니다. 사필귀정의 신념으로 떳떳이 검찰 조사를 자청하는 것이 대범한 정치인이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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