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晏�d)은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의 대부다. 안자(晏子)라고도 한다. 영공·장공을 섬긴데 이어 3대째인 경공에 이르러선 재상이 됐다. 평생을 근검하여 옷가지 하나를 십년동안 입곤했다. 그의 언행은 후일 공자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후세 사람이 편찬한 안영의 언행록으로 ‘안자춘추’(晏子春秋)란 책이 있다. 내편 6편, 외편 2편으로 모두 8편으로 됐다. 유가뿐만이 아니라 묵자의 사상도 포함된 고전이다.
안영의 마부가 한날 주인을 궁궐에서 퇴청시키고 집에 돌아가니 아내가 짐을 꾸리고 있었다. 마부가 영문을 몰라 물은즉 아내의 대답은 “당신같은 사람과는 살 수가 없다”는 것이다. 아내는 그러면서 어리둥절해하는 남편에게 그 연유를 이렇게 말했다. 아침마다 마차를 타고 조정에 나가는 주인은 다소곳하게 앉아 있는데, 마차를 모는 남편은 호들갑스럽게 말을 다루며 위세를 떠는 모습이 꼴불견이어서 더는 같이 살 수 없으므로 헤어지자는 것이다.
이에 마부 남편은 자신의 어리석음을 크게 깨달아 아내에게 잘못을 뉘우치고는 행실이 달라졌다. 그런 어느날 안영이 마부에게 마차를 모는 게 달라진 것을 이상하게 여겨 물으므로 그는 아내와 있었던 사연을 털어놨다. 안영은 이야기를 다 듣고 “네 아낙도 생각하는 범절이 예사롭지 않지만, 네 아낙 말에 이내 행실을 바로 잡는 너도 예사롭지 않다”면서 마부 부부를 면천시켜 주었다.
사람이 사는 이치는 문명이 발달하지 못했던 옛날이나 문명이 발달한 지금이나 다를 바가 없다. 이래서인지 ‘호가호위’의 위세는 지금도 병폐다. 요즘 6·2 지방선거의 여야 공천 문제가 지방정가의 화두로 떠오르기가 바쁘게 중앙의 실세나 유력자의 측근임을 내세우는 인사들이 있다. 그러나 알고보면 그들은 나홀로 측근일 뿐 실세나 유력자는 알지도 못하는 사이다. 그 마부는 안영의 마차라도 몰았지만, 곁에도 가지않았으면서 실세나 유력자의 이름을 팔아대는 지방선거 지망생들을 보면 정말 꼴불견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누굴 안다고 해서 공천이 되거나, 당선이 되는 건 아니란 사실이다. 이를 모르면 마부의 아낙보다 못한 사람들이다. /임양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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