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 경호단’

임병호 논설위원 bhl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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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가 무료 교육정책을 도입하지 않는다면 자신들은 올해 월드컵 개최를 방해할 계획이라고 남아공 프리스테이트주 학생단체인 남아프리카학생회의(COSAS)가 밝혔다고 외신이 전했다. 지난 8일 앙골라에서 일어난 토고 축구 국가대표팀 피습사건을 자행한 테러단체 카빈다 소수집단해방전선(FLEC)도 “또 한 번의 공격이 일어날 수 있다”며 추가 테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토고 대표팀 선수단 차량은 10일 앙골라에서 개막하는 아프리칸 네이션스컵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콩고와 앙골라 국경을 건너던 도중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무장괴한들로부터 기관총 난사를 받았다. 이 사건으로 코치와 버스 운전기사 등 3명이 사망했고 토고 대표팀은 시합도 못하고 귀국했다.

 

지난날 세계를 충격 속에 몰아 넣었던 스포츠 테러는 ‘뮌헨올림픽 테러’다. 1972년 9월5일 새벽 PLO 무장게릴라 ‘검은 9월단’이 총기를 난사하며 이스라엘 선수 숙소를 순식간에 장악한 후 선수들을 인질로 잡고 팔레스타인 죄수 석방을 요구했다. 이 사건은 제2, 제3의 테러로 이어졌다. 독일 정부는 ‘검은 9월단’ 을 비밀리에 저격하기로 작전을 세웠다. 인질을 태운 헬리콥터가 한 공군기지에 착륙하는 순간 총격전이 벌어졌고 인질 9명과 경찰관 1명이 사망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신의 분노 작전’이란 이름으로 보복테러를 감행했다.

 

1996년 하계올림픽이 열리던 애틀랜타 센테니얼파크에서 록 콘서트 밑에 설치된 폭발물이 터지면서 수 많은 사상자를 냈다. 지난해 봄 파키스탄에선 스리랑카 크리켓 대표팀이 버스로 이동하던 중 박격포, 로켓포 등으로 중무장한 복면괴한들의 무차별 공격을 받았다. 오는 6월 2010년 월드컵축구대회가 열리는 남아공은 불안한 치안 상황으로 국제사회로부터 성공적인 대회 개최 여부를 두고 의혹의 시선을 받아왔다. 남아공은 외교부가 여행 1급경보를 내릴 만큼 치안이 불안하다. 하루 평균 50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토고 축구 국가대표팀 피습 사건은 남아공 월드컵 안전에 우려를 금할 수 없게 한다. 남아공에서 투혼을 불사르고 있는 한국대표팀 신변이 염려된다.

 

‘붉은 악마’들이 ‘태극전사 경호단’을 겸했으면 더욱 좋겠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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