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5만4천375명→2천200여명… 까다로운 절차 불만
2010년 새해가 밝았지만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인해 경기지역 희망근로사업 접수 첫날 각 주민자치센터마다 희망자가 넘쳐났는가 하면 실업급여 신청자도 급증세를 보였다. 특히 경기지역 전체 희망근로사업 고용인원도 지난해 5만4천375명에서 올해 2천200여명으로 24배나 급감했으며 고용사정도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서민들의 새해 겨울나기가 더욱 힘겨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업급여라도 받아서 난방비와 공과금부터 내야 할 형편이네요”
한낮에도 맹추위를 떨친 13일 오후 2시께 경인지방노동청 수원고용지원센터 2층 실업급여 신청코너에 깊게 패인 주름만큼이나 근심 가득한 표정의 최모씨(55)가 한손에 번호순번표를 꼭 쥔채 불안한 듯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용인의 건설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던 최씨는 지난해 12월 중순 회사로부터 청천벽력과도 같은 해고통보를 받은 뒤 한달동안 별다른 일자리를 얻지 못해 이날 실업급여를 신청하기 위해 센터를 찾았다.
최씨처럼 이날 수원고용지원센터 실업급여 신청코너에는 신청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60여석의 민원인 대기의자는 앉을 자리를 찾아볼 수 없었으며 이로 인해 20~30여명의 민원인들은 자리에 선채로 차례를 기다리기까지 했다.
실업급여에 관한 상담과 신청 업무를 담당하는 5개의 창구에 설치된 접수번호 전광판은 오후 3시께 이미 500번을 훌쩍 넘기고 있었다.
실제로 수원고용지원센터에는 지난해 10월 2천233명에 불과하던 실업급여 신청자가 11월 2천357명, 12월 2천587명 등으로 꾸준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올해에도 12일 현재 1천111명이 신청, 월말까지 3천여명이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안산고용지원센터 역시 지난해 10월 997명이 신청했으나 12월에는 1천306명으로 늘어났다.
이에 대해 경인지방노동청 관계자는 “지난해 말 건설현장 일용직과 계약직 근로자들이 대거 일자리를 잃으면서 최근 실업급여 신청건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경기불황이 장기화될 경우,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권혁준기자
khj@ekgib.com
13일 오전 10시께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주민자치센터. 올해 희망근로사업 접수 첫날임에도 불구하고 접수창구엔 10여명의 희망자들이 몰려있었다.
올 겨울들어 최고로 추운 날씨 탓인지 점퍼와 목도리 등으로 중무장한 희망자들은 일을 할 수 있다는 희망에 대체로 밝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밝은 모습은 담당 공무원의 “올해 인계동에선 10여명만이 희망근로사업에 투입될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굳어졌다.
접수창구에서 신청서를 작성하던 김모씨(67)는 “올해 희망근로사업만을 손꼽아 기다렸다”면서 “벌써 접수창구에 대기하고 있는 사람만 10여명을 넘어서는 데 참여 인원이 너무 적은 것 아니냐”고 불평했다.
담당공무원의 설명으로 김씨 등은 동요했고 1~2명의 대기자들은 “신청해봤자 일하긴 힘들겠네”라는 혼잣말을 뱉어내며 신청을 포기하고 되돌아가기도 했다.
특히 상당수 희망자들은 복잡하고 까다로운 신청절차에 노골적으로 불평을 쏟아냈다.
대다수 희망자들은 고령의 나이로 글씨를 제대로 읽기조차 힘든 탓에 신청서 작성에 애를 먹는 모습이 역력했으며 신청서에다 건강보험료 납부영수증, 신분증 등을 챙겨오지 못해 되돌아가기 일쑤였다.
희망자 강모씨(71)는 담당 공무원의 설명을 1시간 넘게 들으며 가까스로 신청서를 작성할 수 있었다.
강씨는 “신청서 작성이 너무 어렵고 희망사업 내용도 ‘살맛나는 서민동네 조성’ 등 무슨 사업인지 이해할 수 없게 표기돼 있다”고 불평했다.
이처럼 이날 접수 첫날(접수기간 22일까지), 인계동주민자치센터에는 예상인원의 5배가 넘는 55명의 희망자들이 신청서를 접수했다.
한편, 올해 희망근로사업은 2월1일~ 5월31일, 3월2일∼6월30일 등 2차로 나뉘어 실시된다.
/박수철기자 scp@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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