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섬

임병호 논설위원 bhl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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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獨島)는 460만년 전, 울릉도는 250만 전에 생성됐다. 제주도가 120만년 전 화산 폭발로 생긴 것을 고려할 때 독도는 우리나라 화산 섬 가운데 맏형뻘이다. 바다 위에 나와 있는 면적은 독도가 울릉도의 370분의 1에 불과하지만 해저면적은 독도나 울릉도나 거의 비슷하다. 독도는 두 개의 섬(동도, 서도)으로 이뤄져 있는 것 같지만 두 섬 외에 89개의 섬이 있다. 모두 91개의 섬으로 이뤄졌다.

 

독도는 표토가 30㎝도 안 되지만 50여종의 식물이 산다. 가장 많은 식물은 벼과식물이다. 억새와 비슷한 개밀, 돌피가 섬 주변에서 많이 발견된다. 울릉도와 독도에서만 발견되는 해국(海菊) 같은 국화과 식물도 많다. 현재 독도 섬위엔 독도경비대의 삽살개 2마리를 제외하고는 포유류가 없다. 독도의 특산종이었던 강치(물범의 일종)는 일본강점기 일본인들의 남획으로 멸종됐다. 다만 지난해 3월 부상을 당한 물개 한마리가 독도에서 발견돼 치료를 받고 다시 시베리아 쪽으로 떠난 일은 있었다. 물 위와 별도로 물 속엔 포유류인 고래들이 사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대구지방환경청이 독도 자연 생태계 보전을 위해 조사해본 결과 척박한 바위섬으로만 여겨졌던 독도가 멸종위기 동물을 비롯해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로 떠올랐다.

 

3일씩 3번에 걸쳐 9일 동안 독도에 머물며 조사했는데 식물 53종, 조류 38종, 곤충류 46종, 해양 무척추동물 30종 등 167종의 생물이 확인됐다. 이 중엔 기존 문헌에 없는 새로운 생물종이 16종이나 포함됐다.

 

독도에는 각종 문헌에 어류 등 해양척추동물을 제외한 700여종의 생물체가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왔다. 생태환경이 뛰어난 독도이지만 그동안 예산 부족과 접안시설 미비 등의 이유로 독도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극히 짧아 독도 생물 조사는 세밀히 이뤄지지 못했다. 그만큼 독도 생태계의 실체는 아직도 베일에 싸여 있는 셈이다. 본격적으로 조사를 하면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인 독도의 생태계가 더 많은 모습을 드러낼 걸로 기대된다. 독도의 대표 식물인 ‘해국’은 우리나라와 일본에만 서식하고 있는 꽃인데 식물유전자(DNA)의 조사로 원산지가 한국임이 입증됐다. 독도는 과연 한국 땅이다. /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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